최저임금 16.4%오른 7530원, 2020년 1만원 대선공약 순항

[레이더P] 소상공인·자영업자 커진 부담은 숙제

최초입력 2017-07-16 16:48:53
최종수정 2017-07-16 16: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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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이미지 확대
▲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충우기자]
역대 최고 인상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은 '소득주도 성장'의 마중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중소 상인·중소기업발(發) 위기의 불씨가 될 것인가. 대한민국 경제가 미증유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표결 수 15대12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1988년 도입 이래 역대 최대 인상폭(1060원)이다. 이로써 최저 월급(209시간 기준)은 157만3770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2만1540원 늘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실행을 위한 첫 번째 계단을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추세로 최저임금 1만원이 실현된다면 선진국형 '고임금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일본과 같이 풀타임 아르바이트생이 월 200만원 이상을 받아가는 시대가 곧 도래하는 것이다. 이에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상당수 포진한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일각에서 '짜장면 8000원론'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식료품과 일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돼 취약 근로자의 저임금을 기반으로 사회가 유지되어 왔다"면서 "하지만 일정 정도 물가 상승이 용인되는 가운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소비성향이 높은 이들 취약 근로계층의 실질소득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활성화하고 내수가 살아나 '임금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소득주도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기대에 상당히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취약계층의 실질임금을 높이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이로 인해 물가가 동반해서 오를 경우 국민들의 구매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수혜 대상은 전체 임금 근로자 중 하위 23.6%(463만명)인데, 이들을 제외한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물가를 감내해야 한다. 취약계층의 소비 증진분이 중산층 소비 감소로 인해 상쇄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생산성 향상'에 기반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가가치 기준 노동생산성은 105.3으로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이 근로자의 능률 향상분의 10배에 달해 자칫하면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유인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급능력 한계를 벗어난 영세 기업들이 범법자로 내몰릴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중소기업이 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1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16일 당정은 긴급회의를 통해 약 3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인건비 상승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약 218만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 근로자 1인당 137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인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풀타임 근로자 기준 연간 약 265만원을 늘린다는 점에서 인건비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고용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란 평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국민 혈세인 정부 재정으로 메워주는 것이 적절하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에 '나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기철 기자/김정환 기자/나현준 기자/안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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