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개소세, 일반 담배의 90%

최초입력 2017-10-20 16:34:40
최종수정 2017-10-20 16:35:33
아이코스(iQos), 글로(glo)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율이 결국 오른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의 소비자 가격이 내년부터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일반 담배 대비 90%로 상향하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기재위를 통과한 개소세법 개정안은 본회의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정부는 당초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둘의 개소세율을 동일하게 맞추려고 했다. 기재위는 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8월 22일 조세소위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를 1갑(20개비) 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이후 28일 전체회의에 상정하고, 31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필립 모리스의 아이코스의 경우 갑당 4300원에 팔리는데 "개소세가 올라가면 소비자 가격도 따라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서민들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라는 '서민 증세' 주장이 불거지면서 결정이 미뤄졌다. ▶ 2017년 8월 24일자 A1·4면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쪄서 수증기를 흡입하는 신종 담배다. 불을 붙여 태우는 방식으로 연기를 흡입하는 기존 담배와는 다르다. '아이코스는 연소에 따른 발암 물질 등이 배출되지 않아 건강에 덜 유해하다'는 평가를 발판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일반 담배처럼 세금을 매기려고 하자 "과세체계가 기업과 제품의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뒤늦게 상이하고 진보한 제품을 과거의 잣대로 규제하고, 결과적으로 나라 곳간만 불리려고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지난 8월 31일 기재위 전체회의 당일 이례적인 급제동이 걸렸다.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갈렸고, 조경태 위원장을 중심으로 재고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통상 조세소위에서 합의한 법안은 기재위 전체회의는 물론 본회의에서도 이견 없이 통과시키는 게 관례인데 이를 뒤집었다.

정부는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해당 제품들에 대한 과세 공백을 우려하며 세율을 조금 낮춰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일반 담배의 80%(약 475원)에서 개소세를 정하자는 절충안을 내놨지만 여야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결국 조경태 위원장 절충안으로 지난달 28일 10%포인트 더 세율을 올려 일반 담배 개소세의 90%로 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여야 4당 간사는 지난 12일 이에 합의했다.

시장을 선점한 필립 모리스 측은 국회의 이 같은 결정에 "아이코스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갑당 5000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인상폭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KT&G는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소비자 가격을 갑당 4000원으로 책정하고 조만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제조사가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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