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총선출마 의지 오세훈 "여당 유리한 곳엔 안가"

[레이더P] 오 전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최초입력 2015-06-04 17:35:02
최종수정 2015-09-21 1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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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반대 아냐, 부자급식 반대
'오버'해 사퇴한 것 많이 후회했다
서울+야당의원 지역+상징성 큰 곳에 출마 타진
지도자의 진심 전달안되는 현실 안타까워


과거 이슈에는 솔직하게, 미래 행보에 대해서 에둘러 말했다. 그러나 에두른 표현 속에서도 '정치1번지' 종로에 대한 의지가 감지됐다.

최근 대학가를 돌며 '특강정치'로 국회 복귀를 모색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최근 레이더P와 만나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난 1일 숭실대, 다음날 안양대에서 연이어 기자와 마주친 오 전 시장은 안양대 강연을 마친 뒤 인터뷰를 했다.

관심은 단연 내년 4월에 치러질 20대 총선. 서울 종로구를 출마 후보지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단 "특정한 지역구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내 '두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그는 "첫째, 새누리당 입장에서 유리한 지역이나 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있는 곳은 가지 않는다. 둘째, 서울시장직을 수행했으니 서울 내에서도 정치적 상징성이 있고 판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좁혀보면 서울 종로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종로구는 5선의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버티고 있다.

정 의원은 오 전 시장의 고려대 법대 선배로, 정 의원이 71학번, 오 전 시장이 79학번이다. 오 전 시장은 희망 지역구를 특정하지 않는 게 야당 측이 느낄 부담을 고려한 것이냐고 묻자 "그런 것도 있고, 아직 선거구 획정도 안 끝나 정할 이유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주요 내용.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국가 브랜드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진 뒤 한 학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국가 브랜드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진 뒤 한 학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염두에 두고 있는 지역구가 있나.

▶두 가지 원칙을 얘기한다. 첫째는 새누리당 입장에서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은 안 가겠다. 뒤집어 말하면 현역의원으로 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있는 곳은 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내가 서울에서 시장직을 수행했으니 서울에서 해야한다. 그 중에서도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있고, 정치적인 판세를 유리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곳으로 갈 것이다.

이런 큰 틀의 원칙을 가지고 가겠다. 10년 가까이 국민이 준 서울시장 경험 덕분에 나는 이미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공동체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을 쓰고 싶다. 국민들의 선택에 따를 것이다.

-무상급식 반대 전도사처럼 돼 있다.

▶나는 무상급식을 반대한 적이 없다. '부자 무상급식'을 반대했다. 요즘 공무원연금 개혁을 두고 시끄러운데 결론은 미래세대다. 청년 여러분의 것을 훔쳐다가 지금 돈을 쓰자는 것이다. 나처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동의하지 못한다.

그러나 조금 오버하는 바람에 시장직을 관뒀다. 나중에 후회를 많이 했지만 그 정신만은 이해를 부탁드린다.

-그렇다면 성장과 분배 논쟁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양 날개와 같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다만 우선순위가 있다면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다. 처음부터 만족할만한 분배는 불가능하다. 지금 격랑의 소용돌이 속에 한국이 있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여기에는 비용이 따른다. 지름길로 가면 좋겠지만 때론 돌아가는 것도 결국 적은 비용이 들 것 같다. 앞으로는 정답만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디자인서울 정책을 추진했는데, 소회는.

▶미완 혹은 절반의 성공으로 얘기하겠다. 지난 2013년 서울이 디자인 도시로 선정된 비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세빛둥둥섬 덕분이었다. 겉모양을 꾸미는 게 아니라 우리의 뛰어난 디자인 역량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상징을 만드는게 정책 목표였다.

DDP에서 최근에도 해외 명품 브랜드가 런칭쇼를 했다. 과거 같으면 도쿄나 베이징으로 갔을 것이다. 세빛둥둥섬은 세금 한푼 안 들어갔지만 누군가 '세금 둥둥섬'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바람에…

-박근혜 정부 청년일자리 정책을 어떻게 보나.

▶얼마 전 박 대통령이 청년들에게 중동으로 진출하라고 했더니 관련 뉴스에 "너나 가라 중동" 등의 댓글이 달려 가슴이 아팠다.

고민 끝에 말하는 국가 지도자의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는 10년째 젊은이들에게 저개발국에서 도전해 보라고 말한다. 요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력서만 100~200개씩 쓰는 젊은이들의 현실이 안타깝다.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묻는다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고 막 나왔다. 보조기를 단 채 재활연습 중인 사람에게 "앞으로 마라톤을 뛸거냐"고 묻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럼 차기 아니고 2022년은.

▶그걸 뭘. 자꾸 그렇게 몰아가지 말아달라.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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