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이슈…1998·2002·2004년과 2018년 선거

최초입력 2018-05-14 18:14:59
최종수정 2018-05-15 16:39:13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0일 앞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 지방선거까지 남은 날짜를 표시하는 표시판이 걸려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30일 앞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 지방선거까지 남은 날짜를 표시하는 표시판이 걸려있다.[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 6·13지방선거를 두고 3가지가 없는, 즉 3무(3無) 선거라는 말이 나돈다. 이슈가 없고, 관심이 없고, 무대가 없다는 것이다. 남북과 미·북의 급격한 관계 개선과 비핵화라는 대풍급 이슈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초기, 그리고 다른 압도적 이슈가 많았던 과거의 지방선거·총선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올해 지방선거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점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다.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홍보물로 "바른 선거문화는 투명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라는 구호가 적혀 있음.[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미지 확대
▲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홍보물로 "바른 선거문화는 투명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라는 구호가 적혀 있음.[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야당 심판론 1998년
새 정부 초기에는 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다. 1998년 제2회 지방선거도 올해처럼 정부 출범 초에 치러졌다. 1997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는 김종필 전 총리가 이끈 자유민주연합과 연립정부를 구성했고, 취임 뒤 넉 달만에 치러진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압승했다.
  • 1998년 지방선거는 야당 심판론이 영향을 끼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발생한 외환위기에 대한 야당의 책임론이다.
  • 여기에 정권 초 허니문 기간, 연립정권 등이 겹쳤다.
  • 결과는 동서 분리다. 서쪽에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6곳,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민련이 4곳을 차지했고, 한나라당은 동쪽 6곳 승리에 그친다. 투표율은 52.7%로, 당시까지 전국 단위 투표에서 가장 낮았다.


  •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홍보물[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미지 확대
    ▲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홍보물[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월드컵과 레임덕 겹친 2002년
    올해 지방선거가 남북정상회담 등 초대형 외교안보 이슈 속에서 진행되는 점은 2002년 지방선거와 닮았다. 2002년 6월은 온 나라가 빨간색 물결이었다. 온 국민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붉은악마'로 변했기 때문이다. 폴란드를 꺾고 미국과 비긴 대표팀은 그해 6월 14일 포르투갈과 경기를 치른다. 하루 전인 13일 지방선거는 그대로 묻혔다.

    게다가 김대중정부 5년차로 '레임덕'이 있었다. 대통령의 상반기 지지율은 20%대에 불과했다. 세 아들 비리 의혹과 각종 게이트가 터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도 했다.
  • 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낮은 48.9%였다. 50% 미달이었다.
  • 결과는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패배였다. 광역자치단체장 16곳 가운데 야당인 한나라당이 11곳, 자민련이 1곳에서 승리했고 여당은 4곳 당선에 그쳤다.
  • 두 달 뒤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은 참패했다.


  • 한나라당 박근혜(오른쪽) 새 대표가 2004년 3월 24일 오전 여의도 천막당사로 출근,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의장석에 앉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한나라당 박근혜(오른쪽) 새 대표가 2004년 3월 24일 오전 여의도 천막당사로 출근,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의장석에 앉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탄핵 뒤 기울어진 운동장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폭풍이 쓸고 가면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 속에서 치러지는 올해 지방선거는 2004년 총선과 닮았다. 2004년 4월에 치러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당시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이 있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승리한 가운데 참패가 예상되던 야당 한나라당은 박근혜 당시 대표의 여의도 천막 당사 개혁 속에 개헌 저지선인 120석을 겨우 지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2004년 총선을 언급했다. 홍 대표는 "방송 3사가 하루 17시간씩 탄핵의 부당성만 사흘 집중 방송하고 난 다음 동대문을이 지역구였던 내 선거구는 선거운동 시작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4대58로 지는 것으로 발표된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때 영남, 강남을 포함해서 전국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지역은 거의 없다는 식으로 여론조사가 발표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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