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운전대 고쳐잡는 靑 "美·北 역지사지해야"

최초입력 2018-05-17 18:01:12
최종수정 2018-05-21 14:49: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북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발한 데 대해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We'll have to see)"이라고 16일(현지시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북측의 돌발적인 태도 변화에 신중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다음주 방미 전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통한 정상 통화 추진 방침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한 자리에서 미·북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통보받은 바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취소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 주장을 고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확인했다.

美·北 갈등 조속봉합 의중
청와대는 17일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하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청와대는 이번 미·북 갈등과 관련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오전 열린 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오전 열린 NSC 상임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NSC 상임위에선 다가오는 미·북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한미 간, 남북 간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남북 간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NSC 상임위에서 상호 존중 정신을 언급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역지사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역지사지 태도를 미국에 더 많이 바라는 것이냐'고 기자들이 묻자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고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북한의 진의를 파악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던 청와대가 이날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자처하면서 청와대는 다음주 문 대통령의 방미 전에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한 정상 통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미국의 비핵화 방식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청취한 뒤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북 간 입장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음주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파악한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반대로 북한에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판전 샅바싸움 계속될 듯
청와대가 침묵을 깨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미·북 사이의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지 않으면 양측이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 조율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만큼 협상 과정에서 갈등은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은 미·북 모두 여태껏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형태의 회담"이라며 "이제부터가 긴 과정의 시작이다. 앞으로 (이런 충돌이) 자주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북한 모두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이진명 특파원 / 서울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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