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文정부, 군사협력 재검토에 UAE가 문제 제기 가능성"

최초입력 2018-01-05 17:08:01
최종수정 2018-01-05 17:22:16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한 진상이 '양국 간 군사협정에 대한 의견 차이' 가 이유였던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양국 군사협정 내용 변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UAE가 반발하고 나섰다는 주장이 정치권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고 전임 군 당국자들 역시 양국 간 군사협정의 존재를 인정하고 나선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5일 매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재검토했듯이 전임 정부의 군사협력 프로그램을 재검토했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UAE가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2월 한국과 UAE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개한 백 의원은 "UAE 요구로 대외비로 분류한 것이고,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 역시 임 실장의 UAE 방문 기간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이 UAE를 방문해 UAE 군 특전사령관을 면담한 사실에 대해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 8일 전후 원 본부장은 UAE 특전사령관을 만나 아크부대와 청해부대, UAE 특전사 간 연합훈련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며 "양국 후속 군사협력을 둘러싼 갈등 진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이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의원에게 연락을 해서 '이 전 대통령 뒤를 캐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전했다는 점 역시 원전에 대한 논란보다는 양국 간 군사협정 문제 때문에 UAE를 찾았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 같은 진실공방 속에서 임 실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불변응만변(以不變應萬變·변하지 않는 것으로 만 가지 변화에 대응한다)'는 글귀를 남겼다. 임 실장은 "새해를 맞아 가슴에 담은 경구"라며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면서 새삼 '진심과 정성'의 중요성을 배운다"고 밝혔다. 자신의 UAE 방문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는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한국당은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온갖 의혹 제기에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안하무인, 6번이나 말을 바꾸며 국민을 속이는 버르장머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국회를 찾아 보고하거나 말 못할 사정이 있다면 원내대표를 찾아와 설명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세의 배경에는 '전임 정권에서 UAE와 이면합의가 없었다'는 점을 송영무 국방장관으로부터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대표는 김학용 위원장이 전날 송 장관을 찾아가 만났다고 전하며 "송 장관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UAE와 군사협정이라는 이면 합의는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백승주 의원에 따르면 전임 정부 시절 한국은 UAE와 MLSA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같은 협약을 체결했음에도 김 원내대표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이면합의'는 없다는 점을 국방부로부터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야3당 공조 국정조사가 이뤄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국정조사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민의당이 '운영위원회가 먼저'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임 실장은 운영위에 출석해 의혹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덮고 가는 것보다 투명히 밝히는 것이 더 큰 국익"이라면서도 "실시 여부는 운영위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일각에서도 '국정조사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는 외교다. 정부가 바뀌어도 국가 간 외교는 지속성이 필요하다"며 "과거 국가 간에 맺은 협정이나 약속에 대해 국정조사하자는 주장은 신뢰 외교를 위해서는 정신나간 소리"라고 밝혔다.

그는 "국정조사는 이해 당사자 모두를 불러야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하다. 국회 국정조사에서 외국의 정책결정자를 부를 수 있느냐"며 "이번 임 실장 문제에 있어서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화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간 협정이나 비공개 약속을 까발리는 국정조사는 안된다는 의미"라며 "임 실장의 말바꾸기나 석연치 않은 방문행태는 설명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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