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가 왔다…任 UAE 방문 의혹 풀릴까

최초입력 2018-01-08 17:58:43
최종수정 2018-01-08 18:05:40
8일 오전 전용기편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칼둔 행정청장은 UAE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의 측근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칼둔 청장의 1박2일 방한 일정은 정 의장을 비공개로 예방한다는 사실 이외에는 베일에 싸여 있다. 9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지난해 12월 초 문 대통령의 특사로 UAE를 방문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다시 만날 것이라는 관측만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외교에서는 내용보다는 형식 자체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칼둔 청장의 방한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양국 간 외교적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특사로 파견해 갈등 해결 의지를 표명했고 모하메드 UAE 왕세제도 칼둔 청장을 사실상 특사로 보내 봉합 의지를 확인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 실장이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하고 문 대통령 뜻을 전달했듯이 칼둔 청장도 문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고 모하메드 왕세제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에서는 '비례의 원칙'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모하메드 왕세제와 전화 통화하면서 "바라카에 건설 중인 원전 1호기 준공식에 참석하는 일정을 조정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 방문 일정을 조율한다면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완공되는 오는 5월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칼둔 청장 방한으로 양국 간 갈등은 봉합 수순을 밟고 있지만 갈등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의혹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임 실장이 UAE에 가서 양국 간 비공개 군사협정을 둘러싼 외교 마찰 수습을 시도했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했을 때 MB 정부 시절 체결한 협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고, 국내법상 국회 동의를 거치거나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히자 UAE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상호원조와 안전보장에 관한 협정 체결에 대해 비준동의권을 가진다.

칼둔 청장이 방한 첫 일정으로 정 의장을 예방한 것도 국회의 이해를 구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국회의장실에서는 "지난해 4월 정 의장이 UAE를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제와 면담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영수 국회의장 대변인은 정 의장와 칼둔 청장의 면담 후 브리핑을 통해 "30분 정도 환담을 했다"며 "지난 20년 동안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에 대해 서로 감사를 표시했고 앞으로도 지속해가길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칼둔 청장 방한으로 UAE 의혹이 일단은 수면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다. 의혹을 제기해 왔던 자유한국당이 수습 모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칼둔 행정청장 방한으로 정부가 일으킨 외교 참사가 수습 모드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확실히 좋은 뉴스"라며 "한국당은 칼둔 행정청장 방한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칼둔 행정청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 13분 전용기편으로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공항 청사에서 입국수속을 따로 밟지 않고 준비된 차량으로 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10일 새벽 0시 30분께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칼둔 행정청장이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접견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8일 오후 서울 강남 GS타워를 찾아 허 회장과 만났다"며 "양측이 비공개로 면담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그룹은 여러 분야에서 UAE와 사업 협력을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1983년 아부다비 원유 도입을 시작한 이래 현재 전체 도입량의 30% 이상을 UAE에서 구매하고 있다. GS에너지도 아부다비 육상 생산광구(ADCO) 지분 3%를 보유해 2015년부터 국내 기업 최대 규모인 하루 5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전량 국내에 도입하고 있다.

[김기철 기자/안두원 기자]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