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돈독함 과시했지만 任 방문 의혹 설명은 없었다

[레이더P] 칼둔 행정청장 文대통령·임종석 실장 면담

최초입력 2018-01-09 16:43:33
최종수정 2018-01-09 16: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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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特使) 논란을 풀어준 키맨으로 주목받아 온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방한 이틀째인 9일 문재인 대통령과 임 실장을 연이어 만났다. 특히 양국 군사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이명박정부 때 체결된 상호방위협약 등에 당장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은 임 실장과 칼둔 청장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의 유용성 확인했다"며 "기존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및 한국 경제부총리와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 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군사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군사 협력 관련) 국익에 보탬이 되는 얘길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진행된 임 실잘과 칼둔 청장의 회동은 당초 예정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긴 3시간20여 분에 걸쳐 진행됐다. 이후 칼둔 청장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오후 4시부터 문 대통령을 접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왼쪽 세번째) 일행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오른쪽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왼쪽 세번째) 일행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오른쪽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측은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이 속내를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만남도 자연스럽게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자 간 대화에서 '친구' '진실'과 같은 용어가 수십 차례 등장하며 아주 훈훈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이뤄졌다"며 "특히 칼둔 청장은 자신이 '외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말 완전히 터놓고 얘기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은 칼둔 청장과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긴 시간 동안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얘길 나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UAE는 한국이 중동에서 유일하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라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보다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은 이날 진행된 오찬을 이슬람식 식단인 할랄식으로 준비하며 칼둔 청장 측을 각별히 배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모든 식재료는 할랄 인증 마켓에서 구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과 임 실장·갈둔 청장의 설명에는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직접 설명하는 내용은 없었다. 결국 의혹에 대한 공개적인 설명보다는 외교적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노력을 공개함으로써 탄탄한 양국 관계를 표현하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대화의 90%가 미래 협력 방안에 집중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화 초반 임 실장 방문 논란 관련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한 칼둔 청장의 유감표명이 있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지난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해 약간의 유감을 표했다"며 "그러나 한국과 UAE의 언론 문화와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칼둔 청장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칼둔 청장은 임 실장과 만남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찬 회동을 갖고 원자력 발전소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칼둔 청장이 방한 기간 중 정부 부처 장관을 만난 것은 백 장관이 유일하다.

지난 2009년 한국전력이 21조원 규모 UAE 바라카 원전 4기를 수주할 당시부터 UAE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칼둔 청장은 이날 백 장관과의 조찬 회동에서 바라카 원전 사업을 끝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산업부 측은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2009년 수주한 바라카 원전 4기 중 1호기가 올해 준공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운영도 함께 잘해 나가자는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칼둔 청장이 원전에 대한 불만은 처음부터 없었고, (한국에서) 왜 그런 문제들이 제기되는지에 대해 본인도 굉장히 당황스럽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칼둔 청장과 백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원전 건설 사업에 양국이 공동 진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가 사우디와 친한 이웃 국가라는 점과 한국의 UAE 원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제3국 공동 진출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양국은 이미 UAE 원전 수주 당시 제3국 공동 진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고재만 기자/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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