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피해 北선수단 지원 방법 모색

최초입력 2018-01-11 17:12:40
최종수정 2018-01-11 17:14:33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대표실에서 홍준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8.01.11. <사진출처=이승환 기자>이미지 확대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대표실에서 홍준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8.01.11. <사진출처=이승환 기자>


 정부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협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야당지도부에 남북고위급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등 야당과의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우려하는 부분들을 잘 짚어달라고 조 장관에게 당부했다"며 "수십년간 남북회담 경험이 있고 실패 사례들이 있으니 그런 것들을 잘 참조해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안 대표가 그간의 남북회담을 '실패사례'로 평가한 부분이 주목된다.
 조 장관은 안 대표를 만난 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의 회동도 진행했다. 조 장관은 "홍 대표는 비핵화 부분을 강조하며 잘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남북회담은 북핵을 완성할 시간만 벌어주는 북한의 정치쇼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더 이상 북의 위장 평화공세에 놀아나지 않기를 바란다. 비핵화에 주력하고 회담의 주제도 비핵화에 중점을 두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 동석한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홍 대표는 조 장관에게 '평창올림픽이 비핵화를 위한 첫 출발이 돼야 한다. 만약 정치쇼가 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이동경로, 비용·용품 지원 등이 유엔 제재와 한미 정부의 양자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미국 등 관련국과 협의하며 준비하고 있다.

 실무회담은 지난 9일 고위급회담 대표단으로 나섰던 남측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북측 원길우 체육성 부상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최근 유엔 제재와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법안을 검토한 결과 북측 대표단이 고려항공을 이용해 입국하는 것은 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 국적기인 고려항공은 유엔 제재 리스트에 등재돼 있다. 고려항공이 남한에서 급유를 할 때도 석유제품 공급을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위반하게 된다. 한국 항공기 또는 선박을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 미국 브랜드인 '나이키' 운동화는 제공할 수 없지만 한국산 '르까프' 운동화는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독자 제재로 인해 미국의 제품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은 위법이다. 하지만 미국 독자 제재 적용을 받지 않고 유엔 제재만 적용되는 한국으로서는 국내 브랜드의 스포츠 용품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밖에 유엔 안보리 결의가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고가의 스키용품 등이 사치품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측 선수단 이동과 비용 지원 등에 대해서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현실적 수단들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 제재에 묶인 선박이나 고려항공을 이용하는 대신 육로를 활용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북측 선수·대표단 비용 문제도 기존 국제 관례에 따라 접근하면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견해다.

다만 북측에 일정 금액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대량의 현금(벌크 캐시)를 포함한 금융, 여타 자산 또는 재원'의 지원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제재에 위배된다. 만일 정부가 직접 현금을 주지 않고 북측의 체제비용 등을 조직위원회 등에 직접 납부한다면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해석이다. 북측은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체류비용 가운데 선수촌 입촌료, 기자단 숙식비, 공항이용료 등으로 총 19만1682달러(약 2억542만원)를 냈다.

 고위급 대표단 역시 남북이 협의해 무리하지 않고 현재 유엔과 한국 정부의 제재대상에 오르지 않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한다면 논란을 피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양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과 유엔 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대신 상징성 있는 인물로 대표단을 꾸리면 된다.

 이 경우 북측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일국 체육상 등 장관급 인사 등이 거론된다. 김영남 위원장은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도 아직 정부와 유엔의 제재명단에 없어 대표단 파견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북 군사당국 회담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한반도 군사 긴장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연례적인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한 주요 이유도 군사긴장 완화였기 때문에 북한과 회담을 통해 구체적 추가 방안을 논의해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군사당국자 회담에서 북한이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도 북한 군사회담에서 거론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일단 정부 평창올림픽 기간 중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도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 사용 여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창올림픽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 일정과 관련한 논의 또한 현재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두원 기자/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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