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임명 18일만에 낙마

최초입력 2018-04-17 04:58:43
최종수정 2018-04-17 05:02:06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기관 지원을 받은 외유성 해외출장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결국 사퇴했다.

지난달 30일 임명된 지 18일 만에 낙마한 것으로 이로써 김 원장은 금감원 19년 역사상 최단명 원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기식 금감원장 사표를 수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김 원장의 이른바 '5000만원 셀프후원' 논란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 원장은 선관위 결정이 나오자마자 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중앙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 판단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기식 금감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청사에서 권순일 중앙선관위 위원장이 주재하는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김 원장과 관련한 청와대의 '국회의원 정치자금 지출 적법 여부 등'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가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하도록 하겠다"고 13일 밝힌 바 있다.

야권은 이날 청와대 질의 관련 중앙선관위 측 회의 결과가 알려진 직후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인사검증자가 아닌 김기식의 동지이자 변호인을 자처한 조국 민정수석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되는 부적격자임이 판명됐다"며 "대통령은 조 수석 역시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청와대 민정라인은 이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라"며 "김 원장 임명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던 조국 수석과 청와대 민정라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9일 야권이 김 원장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자 "조국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 지시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김 원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내용을 확인했다"며 "그 결과 의혹이 제기된 해외출장 건들은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일단 민정수석실 검증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야권의 민정수석실 검증 책임론과 관련해 "문제가 된 해외출장 부분은 민정에서 검증했고 여전히 적법하다고 본다"며 "후원금 부분은 선관위에 판단을 의뢰한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 선관위 판단을 존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 퇴진의 결정타가 된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청와대 측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원장은 2016년 19대 의원직을 마무리하면서 선관위에 잔여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의 위법 여부를 문의한 후 더미래연구소에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며 "이를 선관위에 신고까지 했으나 선관위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김 원장은 민정수석실 검증을 받았으나 민정수석실 설문지에는 잔여 정치자금 처리에 대한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고 언론 보도 이후 민정실 요청에 따라 2016년 선관위 답변서를 제출했던 것"이라며 "민정수석실은 그 당시 선관위 답변서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고 비서실장 지시에 따라 중앙선관위에 질문서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의 기부 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저촉된 것이었다면 신고 당시 선관위가 제재를 가했어야 하지만 어떤 조처도 없었기 때문에 적법 행위로 인식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 됐든 후원금 부분을 들여다보지 못한 것은 검증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설문지에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한 항목이 빠진 것 자체가 청와대 인사검증에 구멍이 난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김 원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시작해 정권과 야권 간 정면충돌로 확전됐다. 이는 청와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임 실장과 조 수석이 나서 "문제없다"며 공개적으로 김 원장을 엄호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김 원장 관련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피감기관에 대한 갑질 의혹 등 김 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취임일인 지난 2일부터 2주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다.

지난 12일 야4당 중 유일하게 김 원장 관련 당론을 정하지 못하던 정의당마저 '김기식 사퇴'를 당론으로 확정하는 등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청와대는 이날 "김 원장을 둘러싼 법률적 쟁점에 대해 선관위의 공식적인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질의서를 선관위 측에 공개 발송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13일 본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면서 상황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16일 중앙선관위가 5000만원 셀프후원에 대해 위법 결론을 내면서 취임 이후 지난 2주간 지속된 김 원장 논란은 일단락됐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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