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두원의 Mil톡] "FA-50 판매한 한국 고마워요"

[레이더P]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속 최신전투기 절실

최초입력 2015-12-11 17:10:00
최종수정 2015-12-13 18: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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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필리핀에 지난달 말 인도한 FA-50 경공격기가 필리핀 국민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필리핀 공군기지에서 열린 명명식에는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전투기의 노즈(맨 앞 뾰족한 부분)에 샴페인을 붓는 의식을 직접 했다.

필리핀의 아키노 대통령이 FA-50 앞부분에 샴페인을 붓는 의식을 직접 하고 있다. [사진 = ABS-CBN 뉴스]이미지 확대
▲ 필리핀의 아키노 대통령이 FA-50 앞부분에 샴페인을 붓는 의식을 직접 하고 있다. [사진 = ABS-CBN 뉴스]
필리핀 국민 사이에서는 10년간 자국 공군이 제대로 된 전투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가 FA-50으로 그나마 공군으로서 모습을 갖췄다며 환호하는 모습이다. 항공기 제작사의 SNS에는 필리핀 국민이 쓴 것으로 보이는 "한국에 고맙다. 우리도 전투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이 수백 개 이상 올라왔다.

필리핀 국민이 전투기 보유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최근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탓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2005년 필리핀 공군은 구식 F-5A 전투기를 퇴역시킨 뒤 훈련기와 프로펠러 훈련기, 헬기 등으로 이뤄진 전력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012년부터 남중국해의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을 두고 필리핀은 중국 잦은 충돌으로 거듭했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필리핀에 FA-50을 판매하려고 협상할 때 이를 무산시키려고 외교적 압박을 간접적으로 우리 측에 넣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가 수빅만에 있던 미군 기지를 내쫓았다가 다시 불러들인 이유도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초음속 공격기를 도입하자 스스로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위기가 생겼고 대통령까지 축하 행사에 나올 정도로 국가적 경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공군 전투기에 자주국방의 열망을 담았던 비슷한 때가 있었다. 미국은 베트남전 패망 이후 "아시아 국가의 안보는 아시아 국가의 책임"이라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고 주한 미군 감축 논의가 급진전됐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방위성금 모금운동이 일어났고 정부는 1975년에 F-4 팬텀 전투기를 '방위성금헌납기'라고 명명해 미국에서 구매했다.

1975년 도입한 F-4 팬텀기의 기체에 방위성금헌납기라고 써있다. [사진 = ABS-CBN 뉴스]이미지 확대
▲ 1975년 도입한 F-4 팬텀기의 기체에 방위성금헌납기라고 써있다. [사진 = ABS-CBN 뉴스]
F-4 팬텀은 당시만 해도 최신예 전투기였고 우리나라에서는 북한보다 열세에 있던 영공방위 능력이 한 단계 개선되는 계기였다.

여기서 한 가지. 필리핀이 FA-50 도입 시기를 한국 측에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그 이면에는 자국 국경일에 맞춰 FA-50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전투기 제작은 2년 정도 걸리는데 필리핀은 처음으로 기체를 인수받는 시점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고 우리 측도 다른 생산 물량을 조절해 필리핀 정부 요청에 응한 것이다. 필리핀의 독립운동가였던 보니파시오의 탄생을 기리는 기념일이 바로 11월 30일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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