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 팩트체커]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옵션`이란?

매티스 美국방 언급

최초입력 2017-09-19 16:24:44
최종수정 2017-09-20 10:50:14

글자크기 축소 글자크기 확대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이메일로 공유하기
지난달 15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촬영한 메티스 국방장관 모습.[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지난달 15일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촬영한 메티스 국방장관 모습.[사진=연합뉴스]
Q: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8일(현지시간)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 방안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등 보도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취할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있다"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상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상대인 북한을 의식해 미국 측 전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고려일 것이다.

현재 한미연합전력이 보유한 전략자산 중에서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옵션'은 무엇일까?

A: 북한이 서울을 공격할 수 있는 군사 수단은 ▲핵무기·탄도미사일 공격 ▲장사정포·방사포 공격으로 나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독가스 등 생화학 무기도 유력한 수단이지만 발사수단은 대포나 미사일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를 무력화하거나 사전에 제압하면서도 북한에 심리적·물리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매티스 장관이 말한 군사옵셥이 될 수 있다. 무엇이 있을까.

◆전술핵 B61 재배치…중·러 반발 부작용

북한의 핵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된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실제 고려되고 있진 않다"고 밝혔지만, 미 의회조사국(CRS)는 이와 관련된 보고서에서 미국의 비축분 (핵무기) 가운데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는 유일한 핵탄두 무기는 B61 폭탄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B61은 전략폭격기 B-2뿐 아니라 F-15, F/A-18, F-22 등 전투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고, 국내의 미7공군 F-16 전투기에도 장착이 가능하다. 최대 TNT 350킬로톤급 폭발력을 지닌다. 350킬로톤급의 폭발력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대비 20여배에 달하는 폭발력이다. B61 전술핵이 재배치된다면 북한의 핵을 통한 서울 공격 가능성을 억제하는 '핵억지' 수단이 된다는 게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 등 전술핵 재배치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른바 '핵은 핵으로 억지한다'는 '공포의 균형' 이론이다.

하지만 전술핵의 군사적 효용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한 언론 기고문에서 "전술핵은 군사적으로 쓸모가 없다"며 "미 캘리포니아 공군기지에서 평양으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30분이면 충분히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미국이 현재 제공하는 '핵우산'으로도 충분히 북한 핵에 대한 '핵억지'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와 한반도의 핵 긴장도를 높이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란 비판도 존재한다.

◆F-22 랩터 등 순환 배치…완벽한 폭격 어려워

북핵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전술핵'이라면 북의 장사정포 등을 견제하는 건 최첨단 전투기다. 미국이 개발한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 랩터 등을 순환배치하는 방안이 꼽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의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F-22 랩터와 F-35 등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주기적으로 순환 배치하는 방안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F-22 랩터는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로 꼽힌다.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통해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적진 상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최대 속력은 마하 2.5(음속의 2.5배) 이상이고, 작전 반경은 2177㎞다. 오산기지에서 출격하면 10분, 군산기지에서는 20분 내로 북한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평양 상공에 진입해 정밀 타격할 수 있어 북한 지도부에 상당한 심리적 공포감을 줄 수 있다.

또 북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하는데도 스탤스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휴전선 인근 적 레이더기지와 지대공 미사일 진지를 무력화한 뒤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휴전선 인근 동굴에 있는 장사정포를 타격할 경우 서울에 대한 타격 위협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000여 문에 달하는 북한의 장사정포·방사포를 일시에 모두 무력화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평시에는 지하 갱도 등에 감춰져 있기 때문에 포격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난점이 있다. 만약 초기 폭격에서 살아남은 장사정포가 반격을 할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참수작전…실패 땐 치명적

북한의 핵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북한 지도부, 특히 김정은에 대한 암살작전을 실시해 북한의 전쟁 의지를 분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른바 '참수작전'을 통해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를 비밀리에 제거하는 방법, 특수요원 등을 북한에 보내 김정은을 암살하는 방법 등이다.

이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전직 KGB(국가보안위원회_ 요원들을 군사고문으로 기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과 미국이 김정은을 암살하는 '참수작전'을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북한 당국이 최근 구소련 시절 KGB 요원으로 활동했던 러시아인들 10여 명을 기용했다는 설이 제기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주도로 김정은에 대한 암살 계획을 검토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국정원은 이를 모두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김정은에 대한 암살은 김정은의 정확한 소재나 경호 상황 등에 대한 내부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만약 작전이 실패할 경우 북한의 보복 공격에 대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성공 가능성은 낮고 위험성은 너무 큰 시나리오다.

◆사이버 공격…화성12형은 왜 발사?

전면적인 보복을 불러오지 않으면서 북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사이버 공격을 역으로 북한에 가할 수도 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4년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응하는 일명 '발사 직전 교란(Left of launch)'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사일 발사 준비 단계에 악성코드나 전자파 공격 등으로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교란해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바스찬 고카 백악관 전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방해하는 미국의 '비밀 사이버파괴 프로그램'의 존재를 암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미국 언론들은 북한 미사일을 교란시키는 사이버 방어시스템의 존재 가능성을 예전부터 시사해왔다.

문제는 이런 미국의 사이버프로그램이 존재한다면 현재도 비밀 사이버 공격이 진행 중일텐데, 그럼에도 북한은 최근 화성 12형과 14형 등의 미사일 발사를 번번히 성공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모든 가능성들을 고려하면 북한의 미사일과 장사정포 등의 보복 공격으로부터 서울을 100% 안전하게 지켜줄 군사적 옵션을 떠올리기는 어렵다. 다만 그런 옵션이 존재한다는 '발언' 자체는 북한을 압박하는 하나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범기 기자]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