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 文 "한국은 일 너무 많이해, 과로 참사 늘어나"

[레이더P] 한국 매년 과로사망 350명 추정

최초입력 2017-10-18 16:32:53
최종수정 2017-10-19 11:44:12

글자크기 축소 글자크기 확대

  •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트위터로 공유하기
  • 이메일로 공유하기
Q: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의 하나가 과로 사회"라며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더 이상 계속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세계적으로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이 1800시간을 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300시간이나 더 많은 실정"이라고 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과로 사회가 빚어낸 참사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 연간 노동시간 1800시간을 넘게 일하는 없나요? 또 한국에서는 매년 과로로 인해 피해를 입는 이들이 늘고 있나요?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이미지 확대
A: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35개 OECD 회원국 중 멕시코(2246시간), 코스타리카(2212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에 이어 그리스(2035시간), 러시아(1974시간), 칠레(1974시간) 등의 국가가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장 적게 일하는 독일의 경우 연평균 노동시간은 1371시간에 불과하고 이웃나라 일본 역시 1713시간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OECD 평균치(1763시간) 보다도 300시간 정도 더 일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맞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과로는 심각합니다. 지난 5월 열린 2017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대졸 청년층의 근로시간'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대졸 청년층 취업자 전체의 평균 주간 노동시간은 44.7시간으로 법정 노동시간보다 1시간가량 많은 하루 평균 8.94시간씩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331시간입니다.

그렇다면 고용률 70%를 넘는 국가 중에 근로시간이 1800시간이 넘는 나라는 없다는 발언은 어떨까요? 고용률은 생산가능인구 중에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높을수록 경기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전체적인 발언의 취지는 맞지만 정확한 사실과는 좀 다릅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률(Employment rate)이 70%를 넘는 나라는 일본, 독일, 노르웨이,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총 15개국입니다. 이 가운데 고용률 72.1%를 기록한 에스토니아의 경우 연간 1855시간을 일하고 있고, 아이슬란드 역시 고용률이 86.5%로 높았지만 연간 1883시간을 일하고 있습니다. 고용률이 70% 이상이지만 연간 1800시간을 넘게 일하는 나라들이 있는 것이지요. 한국의 경우 집계된 고용률은 66.1%에 불과합니다.

한편 선진국들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추세입니다. 일본은 2015년 12월 광고회사 덴쓰의 신입사원이 장시간 노동을 하다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뒤 노동시간 단축을 논의하고 있어요. 북유럽 국가들 역시 주 4일 근무, 하루 6시간 근무제를 속속 도입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있고 덴마크의 경우 주 4일 근무제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민간 부문에서는 연평균 320명, 공공 부문에서는 연평균 35명 정도가 과로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과로사나 과로자살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습니다.

장시간 근무하지만 한국의 노동생산성 역시 OECD 35개국 중 바닥입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조사 결과 2015년 국내 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은 OECD 35개국 중 28위를 기록했습니다. 구매력평가(PPP) 기준 환율을 적용한 한국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31.8달러로 노르웨이(78.7달러), 덴마크(63.4달러), 미국(62.9달러), 네덜란드(61.5달러)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김정범 기자]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