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 유성엽 "안철수는 전 당원투표 제안할 권리 없다"

최초입력 2017-12-28 17:47:31
최종수정 2018-04-30 16:21:25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全)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오전 국회 교문위원장실에서 열린 나쁜투표거부  운동본부 운영위원회의에서 유성엽의원.[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全)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오전 국회 교문위원장실에서 열린 나쁜투표거부 운동본부 운영위원회의에서 유성엽의원.[사진=연합뉴스]
Q: 바른정당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가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이를 막기 위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통합 반대파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27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 어디를 들여다봐도 안 대표가 직권으로 당무위원회에 전 당원투표를 제안할 수 없다"며 "투표를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제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사 투표율이 3분의 1 이상 나오더라도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향후 투표 결과를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기 위한 포석을 깔아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유 의원의 주장은 정확한 것일까요?



A: 유성엽 의원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선 국민의당의 당헌당규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국민의당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헌 제5조를 보겠습니다.
국민의당 당헌 제5조는 '전 당원투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5조(전 당원투표)
①모든 당원은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투표할 권리를 갖는다.
1.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2~4 생략
5. 당무위원회가 의결하여 회부한 안건
③전 당원투표의 방법,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



또한 전 당원투표의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국민의당 당규 25조도 찾아봤습니다.



제25조(투표요구권)
①당원은 당의 중요 정책과 사안에 대하여 당, 전체당원, 국민의 기본권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사안으로 판단한 경우 전체 당원의 투표를 통하여 그 결정 또는 변경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당의 주요 정책과 사안에 대하여 당원의 투표요구가 제기되는 경우 중앙당 정책위원회나 사무총장은 이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고 당무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전 당원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③당원의 투표요구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1. 전체 당원의 100분의 20 이상의 동의와 서명
2. 각 시·도별 당원의 100분의 10 이상의 동의와 서명
④당원투표에 부쳐진 사항은 당원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의 득표로 확정된다.



이 당규 25조에 따라 통합 반대파는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전 당원 투표가 성립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 규정 어디에도 당 대표가 전 당원투표를 제안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통합 찬성파인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를 "당헌과 당규의 법적 체계를 구분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개인 SNS를 통해 반박했습니다. 즉 "당헌 제5조의 전 당원투표의 제안자는 당무위원회이고, 당원규정 제25조 전 당원투표의 제안자는 당원이라는 것"입니다.

변호사가이기도 한 장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와 지역위원장 등으로 구성되는 당무위원회는 이미 당원들의 의사를 한번 위임 받은 최고 의결기구이기 때문에 당무위원회가 전 당원투표를 의결하면 바로 실시해야 하며 다른 절차를 요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당원들이 요구하는 전 당원 투표와 대의기구인 당무위원회가 의결하는 전 당원 투표는 절차와 요건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무위원회는 어떤 권한과 절차를 가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당헌 제4장 제1절은 '당무위원회'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먼저 1항은 '당무위원회는 당무집행에 관한 최고 의결기관'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항은 당무위원회가 10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그 구성원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원내대표, 국회부의장, 전당대회 의장 등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무위원회의 의장은 당대표가 맡는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안철수 대표가 당무위원회 의장인 것입니다.

또한 당무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을 규정한 제24조를 보면 '13. 기타 당무 운영에 관한 주요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당무위원회는 당무위원회 의장이 긴급한 현안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때에 당무위원회 의장이 소집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다만 당무위원회에 관한 규정 어디를 봐도 안건 상정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상식적인 회의 진행의 절차상 당무위원회 의장인 안철수 대표가 전 당원투표를 당무위원회에 회부했고 일정한 토론을 거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통합 반대파는 이런 절차 자체가 당헌 위반이라며 전 당원투표의 실시를 금지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까지 냈지만, 27일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 재판부(김도형 판사 등 3인)는 이를 기각하며 안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결정문을 보면 "당헌 제5조 1항 5호는 '당무위원회가 의결하여 회부한 안건'에 대하여 전 당원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별다른 예외를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당무위원회는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 광범위한 권한을 보유한 점 등에 비추어, 당무위원회가 직접 의결하여 전 당원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안철수 대표에게 전 당원투표를 제안할 권리가 없다'는 유 의원의 주장은 '당무위원회 의장인 안 대표가 당무위원회를 소집하고 안건을 제안할 권리가 있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단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범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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