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백] 파격 vs 술수…北신년사를 보는 시각

최초입력 2018-01-02 15:25:24
최종수정 2018-04-27 15:26:39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 몫입니다.

이번 순서는 북한 김정은 신년사를 보는 시각입니다.

(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2017년 올해의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 사모바위를 등반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다./평양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왼)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2017년 올해의 의인"으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북한산 사모바위를 등반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있다./평양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연합뉴스]


◇백뉴스

"평화 올림픽 의지에 화답…이것이 햇볕정책"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의사를 밝히고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자, 청와대와 여권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의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그간 남북 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시기·장소·형식 등에 구애됨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 공조 균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훈련 중단 등 북한이 대화 재개의 조건을 내건 데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의 신년사는) 단서가 있든 없든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는 시그널"이라며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새해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가능성에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새해 첫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 등을 통해 평화올림픽 의지를 밝힌 데 대해 북한이 화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앞세웠다. 이행자 당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북한 대표단의 파견 의사와 남북 당국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데 대해 "경색되었던 남북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며 "남북 간 대화의 기회가 된 것은 (이) 막혔던 남북대화나 북미대화 나아가 핵문제 해결의 기회로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이를 인내하며 북한을 설득해 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께도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고 상호 인내가 필요하다. 이것이 햇볕정책이다"고 덧붙였다.



◆흑뉴스

"얄팍한 위장 평화공세…핵 균형 필요"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의사를 밝히고 남북 관계 개선을 언급한 것을 놓고 야당은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일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환영한 데 대해 "북한 책략에 놀아났다"고 강력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김정은 신년사는 남남 갈등을 초래하고 한미 갈등을 노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10년이 북한 핵 개발을 위한 자금과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면 문 정부의 대북대화 구걸은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며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2018년에도 한반도에 핵 균형을 가져오는 정책을 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유한국당은 당 차원의 논평을 통해서도 북한의 신년사를 "얄팍한 위장 평화 공세"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북한의 전면 핵 폐기 선언이 전제되지 않는 평화 운운은 위장 평화 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 세계는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북한의 평화 제안 뒤에는 반드시 무력 도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정부에 대해 "대한민국을 우롱하는 얄팍한 위장평화 공세에 속아 오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핵위기에 노출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며 "더 이상 북한에 대한 대화 구걸을 멈추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일 중앙당 시무식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ICBM 완성 등의 문제는 미국과 공조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대표는 새해 첫날 현충원을 참배한 후에는 "강한 압박을 통해 강인하게 평화를 견인해야 한다"며 "국제적 공조와 강한 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창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입장에서 정부와 함께 대북 정책에 대해 공조하고 저희가 필요한 부분은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박지원 의원 등이 북한의 대화 제의에 적극 환영하는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다소 신중한 입장차를 드러낸 셈이다.

[윤범기 기자]

[ⓒ 매경미디어그룹,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