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백] 北마식령스키장·갈마비행장을 보는 두 개의 시각

최초입력 2018-01-23 17:35:15
최종수정 2018-04-27 15:19:01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 몫입니다. 이번 순서는 북한의 마식령스키장 훈련을 둘러싼 찬반 시각입니다.



◇백뉴스

개성공단 중단 이후 첫 방북…북한 변화 가능성 타진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을 위해 방북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가 23일 오전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출입사무소 관계자로부터 출경절차를 안내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사전점검을 위해 방북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선발대가 23일 오전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출입사무소 관계자로부터 출경절차를 안내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북이 합의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사전점검 하기 위해 우리측 선발대를 태운 버스가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방북길에 오르고 있다.[사진=한주형기자]이미지 확대
▲ 남북이 합의한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을 사전점검 하기 위해 우리측 선발대를 태운 버스가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방북길에 오르고 있다.[사진=한주형기자]
이번엔 남한 차례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방남해 강릉과 서울의 공연시설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곧바로 우리는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12명의 선발대가 23일 북으로 떠났다. 선발대는 남북 공동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선수단이 훈련할 수 있는 마식령스키장을 사전 점검하고 25일 돌아올 예정이다.

남한 선발대는 통일부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로 구성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금강산 지구에서 예정된 문화행사,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위한 제반시설을 점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이주태 국장은 방북에 앞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금강산, 마식령에서 이뤄지는 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저희들이 꼼꼼하게 잘 점검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남한의 고위급 당국자가 판문점을 벗어난 북한 땅을 밟는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1년11개월 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5년 10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이후 2년3개월 만에 동해선 육로가 다시 열린다는 점에도 주목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닫혔던 육로 통행이 열린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마식령스키장에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 방송도 초청해 취재를 허용하기도 했다. 북한이 미국 방송을 초청하는 일은 잦은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에 관심을 가진다. 단순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금강산 문화행사와 스키 공동훈련의 교류를 넘어 남북한 본격적인 교류의 사전 준비 작업 의미도 있다고 해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고 국제사회 압박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교류가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의 변화와 국제사회의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체육과 관광의 사전 점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사전 점검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흑뉴스

노동착취·제재위반·체제선전장에서 공동훈련…北미사일 쏜 갈마비행장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2013년 북한 매체는 '마식령 속도전'을 연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체제 선전용으로 마식령스키장 건설을 지시했고, 불과 1년도 안돼 마식령스키장이 완공됐다. 2013년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없었다면 스키장 완공은 더욱 빨라졌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김정은은 이후 스키장 건설에 공을 세운 인물들의 공을 치하했고, 데니스 로드먼 등 유명인사를 스키장에 초청해 선전한 바 있다. 스키장 건설이 체제 유지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김정은은 왜 스키장을 건설하려고 했던 것일까. 답은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에서 찾을 수 있다. 탈북자 출신 임영선 통일방송 회장은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 시절 스키에 매혹돼 있었고 스키 국제 경기에 자주 따라다녔다. 또 스키를 곧잘 탄다. 스키에 애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 뒤 김정은은 북한에 건너와 정권을 잡은 뒤 동계스포츠 양성 목적으로 마식령에 스키장을 세웠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은 22일 '세계 일류급의 스키장-마식령스키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마식령스키장은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세계 일류급의 스키장"이라고 설명했다. 크기는 약 1400만㎡로 소개했는데,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용평스키장 총 용지 면적이 343만㎡인 점을 볼 때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 NBC 방송은 지난해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곡괭이, 막대기로 스키장 진입로의 눈과 얼음을 치웠다. 강추위에 얼굴은 빨갛게 얼어 있다. 11~12세 정도 보이는 어린이를 포함해 10대도 많았다. 이들이 닦은 길로 북한 특권층 가족이 탄 차가 스키장으로 들어간다"고 보도하며 인권 탄압을 얘기했다. 마식령스키장은 1년도 안돼 완공되고 건설 과정에서 대규모 군 병력이 투입돼 노동력 착취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더구나 2013년 개장한 이 스키장이 북한의 대북 제재 위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2014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보도한 마식령스키장에 유엔 결의가 금지한 외국산 사치품들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원산에 있는 갈마비행장도 점검하고 오는데, 이곳은 2016년부터 무수단 미사일 등을 발사한 곳이다.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미국의 한 북한 전문가는 "마식령스키장은 한국 선수들이 가기에는 잘못된 장소"라고 말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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