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백] 文대통령 생일축하 이벤트…두개의 시각

최초입력 2018-01-24 17:42:43
최종수정 2018-04-27 15:16:52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은 객관성과 관계없이 주관대로 믿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만 접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등 큰 정치적 고비를 거치면서 더욱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 역시 확증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정 방향성을 지닌 뉴스가 판치고 있는 겁니다. 정치적 편향성과 과도한 이념 매몰에서 벗어나 객관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서 레이더P가 시도합니다. 주요 이슈를 특정 방향에서 바라보는 '흑과 백'입니다. 같은 팩트를 다루지만 해석과 분석이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뉴스, 즉 비판적으로 다룬 흑뉴스와 우호적으로 다룬 백뉴스를 '노골적으로' 소개합니다. 선택은 독자들 몫입니다.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국내 지하철 광고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까지 광고를 걸면서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순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방식을 둘러싼 찬반 논란입니다.



◇백뉴스

정치인 팬덤은 이전에도 존재…"새로운 정치문화"


네이버 검색어 1위를 달성한 평화올림픽[사진=네이버실시간검색캡처]이미지 확대
▲ 네이버 검색어 1위를 달성한 평화올림픽[사진=네이버실시간검색캡처]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24일은 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이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2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 스퀘어에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게재되고 있다. 24일은 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이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인 24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생일 축하 이벤트를 준비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온 '평화올림픽'으로 만든 것이다. 앞서 서울의 지하철 역사 내 생일 축하 광고판을 걸거나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 영상을 띄우기도 했다. 일종의 팬덤 문화다.

정치인 팬덤 문화는 기존에도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박사모'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MB연대'·'명사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 등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박사모'가 주축이 돼 '탄핵 기각 총궐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팬덤 문화는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굿즈(Goods·스타의 상품)를 직접 생산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직접 홍보하기도 한다. 지하철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실시간 검색어에 1위로 올리는 등의 활동은 기존 팬덤 문화를 향유하던 이들에겐 익숙한 셈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다수가 2030세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그간 향유하던 연예인 팬덤 문화의 대상을 대통령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인을 좋아하고 소통하면서 그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을 이해하고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팬클럽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생일 광고와 별도로 기부를 하는 등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식의 각종 참여를 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다음 최대 팬 카페인 '젠틀제인'은 1월 24일 치매 어르신 간병비와 장애아동 재활 치료비 지원을 위해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안호림 인천대 교수는 "국민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밝히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당연한 것"이라며 "이번 생일 축하 광고는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과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시대가 변했고 정치에 참여하는 이들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정치문화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흑뉴스

文은 되고 朴은 안되는 생일축하 광고…"보기를 강요하나"


1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된 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된 문재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지지층들은 '해피이니데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축하행사를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 공식 팬카페 '문팬'은 24일 전국에서 모임을 갖고 문 대통령의 66세 생일이라는 점에 착안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66'이 들어간 금액을 후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대통령 생일 축하 지하철역 광고도 이런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생일 축하, 고맙습니다. 생일을 챙기지 않는 삶을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되어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니 두 번 다시 없을 특별한 생일이 됐습니다"면서 "더 힘내어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走馬加鞭)으로 받아들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일광고 등 행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각각 탄핵의 부당성과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을 암시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다면 허용하겠는가"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남도 보기를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생일을 축하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인 확대 해석은 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팬덤 문화로 이해해 달라는 주장이다.

해외에서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 정치·종교 관련 광고 게시를 막고 있다. 미국 뉴욕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 5월 뉴욕 시 교통당국은 '지하철과 버스에 정치·종교 관련 내용을 담은 광고를 싣지 않는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미디어비평 매체 미디어워치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서울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 허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미디어비평 매체 미디어워치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서울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 허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의 생일축하 광고가 게재된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생일(2월 2일) 축하하는 광고를 제작해 지하철역에 게재하려고 서울교통공사에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광고 심의는 기각됐다.

[김정범 기자/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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