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 北 삼지연관현악단과 모란봉악단, 특징과 연주 내용은

최초입력 2018-01-16 18:09:36
최종수정 2018-04-30 16:14:50
군 소속 모란봉악단, 당 소속 삼지연악단
모두 체제선전곡 연주한 전력
삼지연악단, 상대적으로 정치색 옅어
평창 때 공연 내용 사전 조율 철저할 필요




Q: 남북이 지난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된 북한 예술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과 관련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예술단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하면서 북한 예술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남북 간 합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하기로 하면서 16년 만에 북한 예술단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것입니다. 앞서 관심을 받았던 북한의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의 경우 방문 공연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두 악단의 차이가 무엇이며 어떤 내용의 공연을 해왔나요.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에 현송월 관현악단장이 참석하고 있다. 북한은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을 지난 13일 관현악단장으로 명단을 통보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에 현송월 관현악단장이 참석하고 있다. 북한은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을 지난 13일 관현악단장으로 명단을 통보했다. [사진=연합뉴스]
A: 당초 모란봉악단 단장을 맡고 있는 현송월이 15일 실무회담에 대표단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북측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모란봉악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남북 합의에서는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예술단이 방문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란봉악단과 삼지연 관현악단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합동공연이 리만건과 리병철 등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바지한 국방과학 부문 일꾼들과 교원, 연구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날 인민극장에서 열렸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월 31일 전했다
사진은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된 공연 모습[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합동공연이 리만건과 리병철 등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바지한 국방과학 부문 일꾼들과 교원, 연구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같은 날 인민극장에서 열렸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월 31일 전했다 사진은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된 공연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를 상징하는 악단으로 모란봉이란 이름도 김정은이 직접 지을 정도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속은 북한 조선인민군입니다.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첫 등장해 북한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20대로 추정되는 10여 명의 여성이 치마나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로 군무를 선보이고 무대 후반에는 군복 의상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는 북한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하지만 공연 내용 대부분이 체제 선전을 주력으로 하다 보니 대외적으로 공연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5년 베이징 공연 때는 모란봉악단이 무대 화면에 미사일 발사 장면이 포함된 노래를 부르려다 중국이 반대하면서 공연 리허설까지 마치고 철수한 적도 있었습니다. 모란봉악단의 신곡으로는 '그이 없인 못살아' '자나 깨나 원수님 생각' '우리의 김정은 동지' 등 김정은에 대한 찬양과 충성 등의 내용을 담은 것이 상당수입니다.

북한이 15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 악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1월 3일 방영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새해맞이 공연 모습.[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이 15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키로 함에 따라 이 악단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2017년 1월 3일 방영한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 새해맞이 공연 모습.[사진=연합뉴스]
반면 삼지연 관현악단의 모태로 추정되는 삼지연 악단은 만수대예술단 산하 예술단인데 이 예술단은 1967년도에 창설된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단입니다. 소속은 북한 노동당입니다. 삼지연 관현악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음악 대중화, 통속화 지침에 따라 결성됐습니다. 관현악, 기악, 타악, 노래 등으로 구성된 50~8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방한하는 140여 명은 삼지연 관현악단에 다른 예술단이 합쳐진 연합팀이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역시 남북 접촉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삼지연 악단은 2000년대 후반에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로 해외 국빈 방문 행사에서 공연을 하는 음악단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지연 악단은 해외에서 고위급 대표단, 정상회담을 위해 대표단이 방문하면 삼지연 악단이 나가서 주로 연주를 해오다 보니 모란봉 악단에 비해 정치색이 옅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삼지연 악단의 공연 내용에 체제 선전 내용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2017년 새해 경축 삼지연 악단 공연'을 보면 초반부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되고 미국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주제곡 등을 연주한 부분도 눈에 띄지난 그 밖에 북한 체제를 담은 노래도 상당수 나옵니다. 신년 축하공연에서는 '우리의 김정은 동지' '전진하는 사회주의' 등의 선전 음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 공연을 할 경우 '아리랑' 등 민족 관련 노래와 관현악기 연주 위주의 공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연주 내용뿐만 아니라 연주할 때 흘러나오는 배경 영상 등 세부사항까지 사전에 조율이 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례로 지난해 삼지연 악단 새해 경축 공연 당시 배경에서는 마시일이 발사되고 '만리마속도'라고 쓰인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등 민감한 화면이 흘러나온 적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이주한 안찬일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삼지연 악단과 모란봉 악단 공연 모두 어느 정도 사상성이 들어가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남한 공연은 이런 내용보다는 민속적이고 통일 관련 노래를 하겠지만 배경 영상 또한 민감한 것들이 있는 만큼 갈등이 생기기 전에 이를 조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란봉 악단은 주로 전자악기를 사용하고 걸그룹 형식을 차용한 반면 삼지연 악단은 클래식 악기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오케스트라"라며 "때문에 음악적 기량이나 악기를 다루는 능력은 삼지연 악단이 한 수 나은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삼지연 악단 인원은 가수 등을 포함해서 100명 미만이었는데 이번에 파견되는 악단은 인원이 추가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모란봉 악단은 국방위원회 소속이며 현송월 등 단원들은 모두 군인이고 삼지연 악단은 만수대예술단 산하인데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직속"이라며 "군복을 입었냐, 안 입었냐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용은 차이가 없다. 북한은 예술 자체를 국가와 권력기관이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예술단이 방남해서 공연한 것은 남북 관계가 우호적이었던 2002년 8·15 민족통일대회 때 북한 예술단의 방한이 마지막이었습니. 당시 북한 대표단, 수행원, 기자, 예술인 등 북한 인원 116명이 한국을 찾은 바 있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파견되는 140여 명의 북한 예술단은 역대 최대 규모로 서울 이외 지역에서 공연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예술단은 1985년 9월 제1차 남북 이산가족 고향 방문 당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이후 총 여섯 차례 한국을 찾았습니다. 규모로 보면 2000년 조선국립교향악단 공연 당시 132명으로 최대였습니다.

[김정범 기자/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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