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 만경봉92호에 기름 제공 가능한가

최초입력 2018-02-08 14:51:51
최종수정 2018-04-30 16:11:27
Q: 북한 예술단을 싣고 남한으로 내려온 만경봉92호가 우리 정부에 기름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8일 기자들을 만나 만경봉92호에 식수를 지원했으며 유류 지급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에 기름을 지원하는 게 제한적입니다. 만경봉92호에 기름을 지원하는 것이 제재에 어긋나나요?



7일 묵호항에 이틀째 정박 중인 북한 만경봉 92호에 전날 입항 당시와는 달리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게양돼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7일 묵호항에 이틀째 정박 중인 북한 만경봉 92호에 전날 입항 당시와는 달리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게양돼 있다.[사진=연합뉴스]
A: 만경봉92호는 기존의 만경봉호가 노후화되면서 김일성 80주년 생일 기념으로 1992년 건조된 여객선입니다. 평양 외곽에 위치한 만경봉과 건조한 해인 92가 결합돼 여객선명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북한 예술단은 6일 오후 만경봉92호를 타고 남한에 내려왔고, 만경봉92호를 숙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월 9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북측은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등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하였다"고 합의했습니다. 즉 남북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는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고, 북한은 유류와 식료품을 요청한 것입니다. 만경봉92호는 북한 예술단의 숙소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난방에 필요한 전기가 필요하고, 전기 발전을 위한 유류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12월 22일 발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2018년부터 1년 동안 50만배럴로 유류 공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in the aggregate amount of up to 500,000 barrels during a period of twelve months beginning on January 1, 2018). 그리고 유류 공급을 한 경우 그달 30일 유엔 안보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원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재 대상이 'to the DPRK'로 돼 있어 선박을 북한으로 보느냐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유류 지원이 가능하다면 지원 자체가 소량이고 보고를 하면 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는 "미국 등 유관국과 긴밀히 협의해 제재 관련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원이 가능하다고 봤을 때 유류 지원량을 따져보는 것도 관건입니다. 1배럴은 가공유마다 무게가 다릅니다. 한국석유협회 기준으로 1배럴당 경유는 0.133t, 50만배럴은 경유 6만6500t입니다. 만경봉92호의 연료통 제원은 알려지지 않아 다른 선박과 비교해서 추정해야 합니다. 한 선박업체 관계자는 "1만t급인 만경봉92호의 연료통은 700t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6800t급의 세월호 연료통은 573t이었습니다. 만경봉92호 연료통이 비었고, 한번에 가득 채워 지원한다고 했을 때 700t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정한 양의 1%입니다.

식료품 지원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다만 식료품에 미국산 제품이 포함되면 미국 독자제재를 위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미국산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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