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文 정부 들어 낙마한 고위공직 인사는

최초입력 2018-04-19 14:16:01
최종수정 2018-04-20 13:53:54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청와대가 인사를 낙점하고 임명하는 과정은 다양하다. 일단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본회의 인준을 거치는 인사는 가장 까다로운 경우다.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이 대상이다. 정부와 여당의 정치력이 절실하다.
각 부처 장관 등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지만 동의 과정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권으로서는 부담이다. 청와대 참모나 각 부처 산하기관은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다. 그러나 '국민 여론법'을 통과해야 한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사퇴하며 문재인정부 들어 고위공직자로 8번째 낙마자가 나왔다. 청와대도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지만 정치 상황과 변수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1. 국회 '2표 차 부결' 김이수

김이수 헌법재판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이수 헌법재판관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 1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2표 차 부결이었다. 출석의원 293명 가운데 147명이 찬성해야 반수를 넘기지만 2표 모자란 145명에 그쳤다. 반대 145명, 기권 1명, 무효 2명이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자 문재인정부 인사 표결 첫 부결로 남았다.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당시 국민의당의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첫 부결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상처는 컸다. 반면 같은 달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찬성 160표로 여유롭게 통과됐다. 첫 부결 뒤 민주당 지도부는 야당 설득에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당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의 팔짱을 끼며 협조를 부탁하는 모습도 보였다.



2. 청문회 못해보고…조대엽·안경환

조대엽 고려대 교수, 안경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조대엽 고려대 교수, 안경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5대 인사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논문 표절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병역 면탈, 위장 전입 등이다. 이 원칙을 통과했지만 낙마하는 경우도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조대엽 고려대 교수를 후보자로 발표하면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이력이 있다.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선제적으로 밝혔다. 조 후보자도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고, 국민께 정말 송구스럽다.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 여론이 만만치 않았고 사외이사로 있던 회사가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자진 사퇴했다. 6월에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허위 혼인신고와 아들의 입시 논란에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3. 청문회 후 '자진 사퇴' 이유정·박성진

이유정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이유정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어렵게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지만 이후 자진 사퇴 길을 걸은 경우도 있다. 지난해 8월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청문회 전부터 정치편향 논란이 거세 야당의 반대가 심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은 아니다"며 정치편향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폭탄은 다른 곳에서도 터졌다. 미공개 정보 의혹 등 주식을 통한 거액의 이익을 얻은 의혹 등 논란이 일면서 인사청문회 뒤 자진 사퇴했다. 9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뒤 역사와 종교관 논란에 자진 사퇴했다. 인사청문회 뒤 국회가 정해진 기간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야당과 여론의 벽에 자진 사퇴의 길을 걸었다.



4. 청문 대상 아니어도 '사의'…김기정·박기영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참모나 산하기관 단체장 인사 등은 표결이나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사가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해 6월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임명된 지 2주 만에 돌연 사의를 표했다. 당시 청와대는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도의적 책임을 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 차장의 사표는 교수 재직 시절 부적절한 품행 제보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8월, 20조원에 달하는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총지휘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본부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과거 이른바 '황우석 사태'에 연루됐었고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사과와 해명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지만, 결국 "묵묵히 모든 매를 다 맞기로 했다"며 자진 사퇴의 길을 걸었다.



5. 선관위 '위법 판단' 김기식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공석인 금융감독원장에 김기식 전 의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임명되는 순간부터 야당의 공세가 거셌다.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 정치후원금에서 5000만원을 연구기금 명목으로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했고,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청와대도 야당의 김 원장에 대한 사퇴 공세가 계속되자 각종 논란의 적법성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겠다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질의서를 보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선관위가 16일 오후 김 원장의 '5000만원 셀프 후원' 의혹과 관련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며 김 원장은 곧바로 사의를 표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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