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핵 폐기한 나라들…제각각 이유

최초입력 2018-05-01 15:23:47
최종수정 2018-06-07 15:11:22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교산책과 단독회동을 마친 뒤  평화의 집으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김재훈기자]이미지 확대
▲ 4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교산책과 단독회동을 마친 뒤 평화의 집으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김재훈기자]
북한이 5월 중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특히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핵실험장 관련해)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분명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선 듯하다.

전세계에는 핵을 보유했다가 폐기한 나라들이 있었다.
그들은 왜 핵을 가졌고, 왜 핵을 폐기했을까. 1. 안보상황 좋아지자 스스로 폐기,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기 전 스스로 핵시설을 폐기했다. 남아공은 1991년 핵폭탄 6기를 해체했다. 그리고 93년 당시 드 클레르크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남아공은 핵무기 6개를 생산해 보유했으나 모두 폐기했고, 개발 정보도 모두 파기했다"고 발표했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우라늄 매장량이 많은 국가였고, 미국과 남아공은 평화적 핵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핵개발을 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 핵폭탄 개발에 착수했다. 남아공의 핵실험을 미국과 소련이 이를 알아챘고, 비공식적 핵보유국으로 간주됐다. 1989년까지 남아공은 6기의 핵폭탄을 제조했다.

남아공이 핵시설을 폐기한 것은 정세의 변화 때문이었다. 80년대 후반 들어 남아공·앙골라가 휴전에 합의하는 등 안보 상황이 개선됐다. 내부적으로도 인종분리의 재검토, 넬슨 만델라의 석방 등도 한몫했다. 1989년 대통령이 된 드 클레르크 대통령은 핵무기 프로그램 중단을 선언하고 핵시설을 스스로 해체하는 수순으로 나갔다. 이후 91년 핵무기비확산조(NPT)에 가입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사찰도 받았다.

2. 핵폐기 지원+안전보장,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핵시설을 제거한 경우다. 1991년 소련 해체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3위의 핵무기 보유국이 됐다. 소련이 남긴 1900여 기의 핵탄두, 2300여 기의 전술 핵무기가 당시 우크라이나에 있었다.

1991년 미국 샘 넌 민주당 상원의원과 리처드 루가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넌-루가'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은 16억 달러(1조 7000억여 원)을 들여 우크라이나의 핵시설 폐기를 지원했다. 이와 동시에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당시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국민 불안도 한몫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침공해 크림자치공하국을 합병함으로써 안전보장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3. 선폐기·후보상, 리비아
2005년 리비아의 원심분리기 등 핵무기 제조 장비와 관련 서류 25t 분량이 미국 테네시주의 한 창고로 옮겨졌다. 앞서 리비아는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에 가입하고 핵사찰을 받았다. 이것이 리비아의 '선 폐기'다. 핵시설이 미국으로 건너간 이듬해인 2006년 리비아와 미국은 국교 정상화가 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사진=매경DB]이미지 확대
▲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사진=매경DB]
리비아는 아프리카 북부의 국가로 카다피가 40년 넘게 독재를 하고 있던 상황이다. 카다피는 반미주의자였다. 1979년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시위대에 의해 불타고 약탈당하자 미국은 리비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1981년 국교를 단절했다. 이후 핵무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시설 폐기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이 교수형을 당하는 것을 카다피가 목격했고, 경제제재 탓에 석유 수출이 금지되면서 리비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은 경제제재를 풀어주는 '후 보상'을 했다.

4. 아직 진행 중인 핵문제, 이란
이란 핵협상 타결 발표하는 각국 협상대표들[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이란 핵협상 타결 발표하는 각국 협상대표들[AP=연합뉴스]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국과 독일은 이란과 핵협정을 체결했다. 핵심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연구시설로 바꾸는 등 시절을 축소하는 것이다. 우라늄 농축도 저농축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란은 국제제재에서 벗어나고 원유 수출도 재개됐다. 동결 자산도 돌려받게 됐다.이란은 당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영한 것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단계는 아니었다. 즉, 개발된 핵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미국은 이란이 여전히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 탓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이란 핵협정'에 대해 "끔찍한 합의"라고 밝혔다. 또 이란 핵협정 탈퇴를 시사하고 있어 '이란 핵협정'은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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