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갈루치 "신중·인내 文, 괴팍·성급 트럼프, 스타일 달라 우려"

최초입력 2017-10-18 17:44:52
최종수정 2017-10-19 10:31:17
文, 트럼프 대북정책 의도 매우 궁금

로버트 갈루치[사진=이승환기자]이미지 확대
▲ 로버트 갈루치[사진=이승환기자]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 방향과 그 의도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며 "과거 위기 상황에서 북한과 협상했던 경험이 있는 저를 만나서 현재 북핵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내 북핵 위기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어떤 재앙적 상황을 초래할지에 대해서 매우 잘 인식(aware)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미·북 간 한반도 내 우발적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갈루치 전 특사는 "현재는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가까운(very close)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북한과 기본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해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문 대통령 정책에 지지를 표한다"고 말했다. 제재를 지지하지만 그 끝에는 협상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갈루치 전 특사는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상과 '제네바합의'를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6일 갈루치 전 특사와 1시간가량 면담을 하고 현재 북핵 위기 상황을 논의했으며, 청와대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법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고 발표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당시 면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신중한 단어를 선택하며 북핵과 한반도 상황에 대해 주로 질문을 하고 내가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1994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외과타격식' 선제 공격을 고려했던 1차 북핵 위기 상황과 현 한반도 위기의 유사성을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한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갈루치 전 특사는 문 대통령과의 면담 소회를 전하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너무나 극적으로 달라 놀라웠고 우려가 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논리적이며 단어 선택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하고 인내심이 상당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반대로 너무 괴팍하고 성급하다는 것이다.

갈루치 전 특사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스타일이 너무 달라 양 정상 간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이런 개인적 특성도 정상 간 관계를 쌓아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외교부가 러시아 비확산회의에 국장급 인사를 파견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과 트랙1 접촉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 상식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서 보도한 이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선희 국장과의 1.5트랙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참여하는 1.5트랙 미팅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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