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법관시절 판결·일화로 본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최초입력 2017-12-08 16:25:14
최종수정 2017-12-10 11:30:41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공석인 감사원장 후보자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61)을 지명했다. 황찬현 전 감사원장이 4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지 1주일 만이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지명 배경에 대해 "최 후보자는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 년간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고 밝혔다.

7일 감사원장에 내정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이 원장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7일 감사원장에 내정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이 원장실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남 진해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최 후보자는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을 거쳤다. 지난 2011년 서울고법 성폭력전담재판부 재판장 겸 형사재판연구회 회장을 맡아 성범죄 양형기준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최 후보자의 법관시절 주요 판결은 무엇이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살펴봤다.



<법관재직 당시 주요판결>

1. 윤필용 사건 관련 판결

지난 1973년 당시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군사 쿠데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직 군 장성의 재심사건에서 강압수사로 인한 허위자백을 인정해 38년 만에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 2011년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최 후보자 등 재판부는 부대운영비를 횡령하고 허가 없이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손영길 전 준장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손 전 준장을 비롯해 관련자들의 진술서는 모두 육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의 고문과 협박, 회유 등으로 작성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2. 재판관련 사과발언

간첩 누명을 쓴 재일동포에 대해 열린 재심에서 최 후보자는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12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일교포에 대한 재심사건 선고공판이 열렸다. 당시 최 후보자를 비롯한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최 후보자는 "이 재판부가 법원과 국가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당시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점에 대해 사법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3. 검사집안 분쟁 판결

최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아들과 사위를 현직 검사로 둔 무역업체 대표에게 수백억 원대 사기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 당시 최 후보자는 사업가인 사돈에게서 수백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해당 기업체 대표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사건은 대표의 아들과 사위, 처남이 전부 전·현직 검사인 데다 처남이 피해자쪽 인척이란 점 때문에 법조계에서 검사집안 분쟁으로 불렸다.



4. 국회 울타리 훼손 관련 판결

최 후보자는 지난 2012년 국회의사당 앞에서 불을 질러 울타리 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40대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인근에서 알코올 램프에 화약연료 혼합물을 넣은 연기 폭탄을 터트렸다가 국회의사당 출입통제용 울타리 등이 그을려 시설물을 훼손한 혐의(일반물건 방화)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는 사회적 관심과 시선을 끌기 위해 스모그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을 뿐"이라며 "김씨의 행위는 미수에 그쳤고, 구체적인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5. 월북 제대군인 판결

국가기밀을 북한으로 빼돌리고 월북을 권유한 제대 군인에 대해서는 중형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2012년 8월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중국 선양에 산다는 젊은 여성을 만나 회유당해 국내로 돌아와 간첩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전직 육군 부사관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해당 남성은 월북 후 북한에서 연일 강도 높게 조사받는 과정에서 군 복무 시절 숙지한 군사기밀을 털어놨다. 이후 해당 남성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내로 다시 돌아와 현역 군인들을 상대로 군사기밀을 빼내고 월북을 권유하는 등 간첩활동을 하다가 붙잡혀 기소됐다.



6. 동료 업어서 출퇴근…자선단체 기부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시절 다리를 쓰지 못하는 동료를 2년간 업어서 출퇴근시키는 등 선행을 실천한 일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한 법조인은 "당시에 꽤 유명했다"며 "몸이 불편했던 사람은 최 후보자의 고교 친구라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최근 5년간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 만원을 기부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7. 3대가 해군…아들 둘 입양

최 후보자는 육군 중위로 군 복무를 마쳤으나 본인을 제외하면 3대가 해군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은 6·25 대한해협해전 참전용사이며 친형은 해군 대위로 전역했고 장남은 해군 이병으로 입대했다.

기독교 신자로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했다. 84년생과 88년생인 두 딸을 키우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9개월된 남아와 열한 살 남자 어린이를 입양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아이의 상태가 어떻든 무언가를 기대하고 아이를 입양해서는 안 된다"며 "입양은 평범한 아이에게 그가 놓칠 수도 있었던 평범한 가정사를 누릴 기회를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범 기자/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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