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정치력·편법·개헌·세습으로 장기집권하는 그들

최초입력 2018-03-15 17:06:25
최종수정 2018-03-18 11:26:30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한국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장기집권하는 지도자들이 있다. 정치력을 십분 활용하기도 하고 편법을 동원하거나 아예 규정을 뜯어고치기도 한다. 어떤 체제·제도 속에서 장기집권이 이뤄지고 있을까.



1. 정치력 따라 장기집권 가능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은 내각제이기 때문에 총리(내각총리대신)가 일본 정부 수반을 맡는다.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간 나오토 등 일본 총리는 고작 1년밖에 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6년을 했고, 현재 아베 신조 총리는 2008~2009년 1년, 그리고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를 맡고 있다.

어떤 총리는 고작 1년, 어떤 총리는 6년, 어떤 총리는 8년을 하는 등 들쑥날쑥한 것은 왜일까. 이유는 내각제이기 때문이다. 통상 4년마다 치러지는 중의원 총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면(때로는 연정을 통해) 총리에 재선할 수 있다. 또 지지율이 높을 때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시 선거를 치르곤 한다. 그래야 더 높은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당내 총재의 연임이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로 총재는 임기가 3년이고 1번 연임이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내년 9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임기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사학 비리에 연루돼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2. 높은 지지율과 편법, 16년 집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례 대의회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력은 특이하다. 2000년, 2004년 대통령에 당선됐고 2008년엔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고 총리를 한다. 그리고 4년 뒤인 2012년 다시 대통령에 오른다. 이유는 러시아 헌법에 대통령은 3연임(각각 4년 임기)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3연임 제한에 걸리는 2008년 한 해 전인 2007년 심복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후계자로 지목한 뒤 2008년 대선에 나가지 않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후광을 얻어 70%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하며 4년을 보냈고, 2012년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

푸틴 대통령도 3연임 제한에 걸린 헌법을 개정하려고 했지만 당시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 '대통령 2번-총리-대통령'이라는 편법을 쓴 것이다. 이런 무리수의 배경에는 푸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3월 18일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섰다. 이변이 없는 한 재선에 성공해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만 16년이다.



3. 개헌 통해 '종신' 길 닦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회의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개헌안이 통과됐다. 주된 내용은 두 가지. 첫째 헌법 서문에 "과학발전관과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됐다.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나란히 오른 것이다.

두 번째는 사실상 종신제 개헌이다. 중국 헌법에는 주석의 임기에 대해 "두 번 연속 회기를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번 개헌안에 이 부분이 사라졌다. 시 주석은 당초 2013년 집권해 2연임을 채운 뒤 2023년에 물러날 예정이었지만 이번 개헌안 통과로 3연임은 물론 종신도 가능해졌다.

개헌안은 총 2964표 가운데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이고 나머지는 찬성표로 통과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개헌안 통과는 시대 대세에 부응한다"고 보도하며 정당성을 옹호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한 중국 작가는 "이(임기 규정)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로서, 시진핑은 종신집권의 길을 결코 걸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으며,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냈던 전 공산당 간부는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러한 길을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4. 3대 세습 독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은 1인 독재 세습정권이다. 2011년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3대 세습으로 김정은은 최고 지도자로 등극했다. 직책은 노동당 위원장, 국무위원회 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 등이다. 한국 나이로는 35세. 국제사회에서 체제를 보장받고 건강만 허락된다면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 김정은은 부인인 리설주와 사이에 첫째 아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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