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쇼] 北은 어떤 모델…개혁·개방 이룬 사회주의 국가들

[레이더P] 쿠바·베트남·중국·라오스

최초입력 2018-03-16 14:12:48
최종수정 2018-03-19 20: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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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혁·개방을 선택한다면 어느 길을 걷게 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쿠바, 라오스, 베트남 등 4개국은 모두 북한처럼 사회주의 국가다. 이들은 여전히 헌법에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명문화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규정하는 2가지 특징은 일당독재 체제와 계획경제 도입을 들 수 있다.

1917년 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 이후 전 세계에는 25개의 공산주의 국가가 존재했지만 현재는 크게 줄었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는 개혁·개방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했고 쿠바가 뒤늦게 개방 대열에 동참했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출범한 러시아 연방은 표면적으로는 시장경제,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러시아 연방 공산당이 아직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득표율은 10%대에 그친다.

북한은 체제가 유사한 이들 국가를 모델로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다.



1. 쿠바, 제한적 자본주의·美수교·세습 중단

쿠바는 향후 북한이 개혁·개방을 할 경우 가장 눈여겨볼 국가다. 2013년 실각한 장성택이 2012년 1월 매형인 전영진을 대사로 파견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 곳이다. 1959년 1월 시작된 쿠바 정권은 식량 배급, 무상 교육·의료 등 국가 주도 경제 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일당 체제를 유지하되 경제 활동 상당 부분을 민간으로 이양하면서 쿠바식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2008년 49년간 국가평의회장을 맡던 피델 카스트로가 물러나면서 뒤를 이은 동생 라울 카스트로는 2011년 제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경제사회개혁방안'을 의결하면서 개혁·개방에 불을 지폈다. 자영업자 육성, 농산물 직거래, 부동산 거래 자율화 등을 통해 공식 임금 외에 별도의 외화벌이를 하면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2011년 자동차와 주택 매매를 허용하면서 관련 산업이 발전했고 2013년 1월 쿠바인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다. 수입은 당국에 신고하게 돼 있지만 유명무실해진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12월에는 미국 행정부에서 미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개혁·개방을 본격화했다.

피델 카스트로 루스 서거 1주기 추모행사에 김정은이 보낸 조화[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피델 카스트로 루스 서거 1주기 추모행사에 김정은이 보낸 조화[사진=연합뉴스]
또 쿠바는 북한 다음으로 권력 세습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유지해온 나라라는 점에서 북한과 자주 비교됐다. 하지만 지난 59년간 철권통치해온 '카스트로 형제' 시대가 오는 4월 막을 내린다. 건강상 이유로 국가평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형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 뒤를 이은 라울 의장 후임자로는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부의장이 낙점됐기 때문이다.



2. 베트남, 외국자본 개방·美수교+국가 주도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응웬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사진=연합뉴스]
베트남도 1980년대 도이머이(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도입했다. 북베트남이 승리해 1976년 7월에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하면서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뤘다. 당시 정책으로 △적극적 외자 도입 △민간경제 활성화 전략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주의식 개방 정책 등을 폈다. 1989년 국내총생산(GDP)은 79억달러 수준이었지만 1999년에는 270억달러로 크게 높아졌다.

1995년에는 미국과 수교하면서 개혁·개방에 앞장섰다. 특히 1986년 도이머이(쇄신) 정책으로 개방 노선을 걷고 있는 베트남은 국영경제와 민간경제를 철저히 구분해 민간경제 부분은 외국 자본에 개방했다. 철도·항만·도로 등 사회간접자본까지 외국 자본에 허용하면서 급진적인 경제개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철저히 국가 주도로 개혁을 진행하는 중앙집권적 개혁 정책으로 베트남 경제학자들은 '국가가 지도하는 사회주의 경제'라고 부르고 있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가입하고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6% 수준이다.



3. 중국, 단계적 개방+국가의 절대적 권한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 집권 이후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이후 1980년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을 통해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독재,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허용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전환했다. 점(도시), 선(해안), 면(대륙)으로 이어지는 3단계 개방정책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개발 전략은 1978년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서 자본주의경제를 받아들이는 개발전략으로 시작됐다.

경제운용 노하우가 생기면서 상하이를 경제특구로 만들어 해외 자본을 유치했고 현재 내륙의 서부대개발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1979년 2625억달러였던 중국 GDP는 1999년 9910억달러로 약 4배 상승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자체가 공산당에 의해 세워진 만큼 일당 독재를 유지하고 있다.

11일 오후 중국 제13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중국의 5번째 개헌안이 통과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헌안 투표 전 투표용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11일 오후 중국 제13기 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중국의 5번째 개헌안이 통과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헌안 투표 전 투표용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는 단계적으로 개방하되 절대지도자가 총지휘해 정치 체제를 유지하는 중국과 베트남 모델을 절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북한의 대중국 경제의존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1월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김정일과 관련해 "중국의 개혁·개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 제2의 중국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은 주류 언론뿐만 아니라 웨이보, 바이두 같은 SNS나 포털사이트에서도 통제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4. 라오스, 先시장경제 도입, 後경제 개방

북한과 라오스가 2015년 7월 13일 국방분야 관련 양해문을 체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북한과 라오스가 2015년 7월 13일 국방분야 관련 양해문을 체결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라오스는 라오인민혁명당(LPRP)의 일당 독재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국가다. 프랑스 식민지였지만 1954년 독립한 라오스는 1975년 라오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세웠다. 라오스 공산당은 폐쇄 체제를 고수하다 1986년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1989년 해외에 시장을 개방했다. 1997년 아세안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후 1988년 7월 외국인 투자법을 제정한 후 1994년 인센티브 추가 등을 도입하기 위해 수차례 법과 규정을 개정했다.

라오스는 2013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인도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미국과의 FTA도 추진하며 경제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글로벌 경제 침체 속에서도 라오스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7%로 예상되는 등 최근 5년간 6~7%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특구를 신설하는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1000만달러(약 114억원)를 지원받아 20개 주요 관광지를 2019년까지 재정비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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