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vs 親洪…자유한국당 의총서 `정면충돌` 예고

최초입력 2017-11-12 17:36:29
최종수정 2017-11-12 17:38:29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처리 등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1.3 [사진출처=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처리 등을 위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11.3 [사진출처=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예정된 당 의원총회에서 정면 충돌한다.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 문제를 놓고 당내 친박과 친홍 간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움직임을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하고 나선 것이 예상치 않은 한국당의 결집을 유도하는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이번 의총은 당내 친박계 의원 15명이 소집을 요구해 이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부터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까지 친박계 당내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 친박계가 첫 대응에 나선만큼 이번 의총에서 친박계는 '홍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현직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내홍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국당이 당무 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교통정리를 포함해 조직 혁신에 나설 예정인만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한국당에 복당한 이종구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의 경우 한국당 당사 앞에서 입당 반대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고, 김용태 의원 지역구인 서울 양천을에서는 김용태 의원 정계 은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반발 속에서 홍 대표 역시 당내 친박 세력을 '잔박(잔여 친박)'이라는 표현으로 비판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0일 대구에서 진행된 아시아미래포럼21 토론회에서 "신보수주의라는 가치를 세우고 보수 혁신을 가로막는 구태 세력을 당당하게 정리하겠다"며 "친박은 이익집단이다. 잔박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정치적 근거지인 대구에서 친박을 겨냥해 강도높은 발언을 이어간 것은 친박 핵심 세력 청산을 위한 홍 대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복당파의 '좌장' 역할을 한 김무성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홍 대표가 "언론 등에서 계파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김무성계는 없다고 본다. 계파정치를 하려면 소위 친노(친노무현)처럼 이념으로 무장을 해야 하는데 지금 한국당에 있는 건 계파가 아니고 이익집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원내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김무성 의원 등과 손을 잡아야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박과 홍 대표 정면충돌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발언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보수진영이 정부·여당의 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끼리 다툴 경우 자칫 궤멸 위기에 놓일 수 있는만큼 당분간 갈등을 자제하고 하나로 뭉쳐야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발언을 보고 보수가 집결한다면 대통령 말씀이 효과는 있겠지만, 보수 집결을 바라고 직접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계가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공천 학살'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친박계가 당장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홍 대표 역시 당 장악력을 키워나가야하는 시점인만큼 이 전 대통령과 공조하기보다는 친박의 확실한 청산에 우선 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인 친박계와, 이명박 전 대통령 추종세력,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박계 모두 현재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프레임에선 피해자로 몰려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공동대오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대외적으론 협력하고, 내부적으론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친박과 홍 대표가 '정면충돌'을 할 때 양측 세력 규모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홍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된 '친홍(친홍준표)'에는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를 역임할 때 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의원과 염동열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꼽힌다. 다만 홍 대표가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원내에는 명확한 지지층이 형성돼있지 않다. 친박 등에 비해 원내인사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영향력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친박계 역시 당내 핵심 계파 중 하나다. 당내에서는 서청원·최경환·유기준·홍문종·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완영·이장우 의원 등이 핵심 친박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온건 성향을 띈 '범친박'까지 포함하면 세력이 더욱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복당한 김무성 의원 역시 20여명에 달하는 세력을 갖춘 모양새다.

 향후 지방선거·재보궐 선거 정국을 앞두고 친박계 구심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한국당 관계자는 "온건한 성향의 친박 의원들을 다 합쳐도 당내에서 절반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친박 구성 핵심은 재선 의원과 TK(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인데, 최근 초선 의원들이 향후 거취를 놓고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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