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성권 "공개(진행)를 해서 실황이 온 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떻나"

최초입력 2018-01-09 16:35:18
최종수정 2018-01-09 16:42:04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 열린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은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 쏠린 전 세계적인 관심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여유롭고 자신감 있는 표정이었으며 적극적으로 회담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건너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미지 확대
▲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건너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감색 양복에 넥타이를 착용하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리 단장은 남측으로 넘어선 직후 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 질문에 "잘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고 오후 회담 시작 전에도 같은 말을 반복하며 희망 섞인 발언을 이어갔다.

오전 10시 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양측 대표단이 자리에 앉은 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오는 길이 불편하지 않았냐"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리 단장은 2000년 6월에 태어나 올해 18세가 돼 대학에 간 조카를 거론하며 "뒤돌아보면 6·15시대 그 모든 것이 다 귀중하고 그리운 것이었고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었다"며 북측이 남북 관계 복원에 관심이 많았다는 뜻을 표현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미지 확대
▲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은 이번 회담이 우리 민족의 새해 첫 선물이 될 것이라며 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리 단장은 "예로부터 민심과 대세가 합쳐지면 천심이라고 했다"며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로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북측은 조 장관의 개인사도 언급하며 회담 준비에 공을 들인 모습을 보였다. 리 단장은 "장관 선생(조명균 수석대표)이 이제 그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확실히 유년 시절에 스케이트 탔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연초부터 그 스케이트 탔기 때문에 확실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조 수석대표도 선물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조 대표는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을 소개하며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오늘 첫 남북 회담에서 아까 말씀하신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저희가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이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미지 확대
▲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이 평화의 집 회담장에서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은 이날 공개회담을 제안하고 국내 언론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외적으로 비치는 모습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리 단장은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우리 측(북한)에서는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 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떻나 하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 측이 관례상 비공개를 요구해 이날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우리 측 대표단은 양복 상의에 대한민국 국기와 평창동계올림픽 배지를 착용했고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착용했다. 이날 북한 대표단과 함께 북한 취재진 6명이 내려왔으며 회담장에서 만난 우리 측 기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 기자라고 밝힌 한 기자는 "회담을 좀 많이 취재해 봤는데 분위기가 오늘 특히 좋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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