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파문에 또다시 등장한 文팬덤의 좌표 찍기

최초입력 2018-04-12 17:06:38
최종수정 2018-04-12 18:44:40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과 후원금 나눠먹기 논란 등으로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보호하라는 강성 여당 지지자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어떤 일 벌어지고 있나 : 강성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김 원장을 적극적으로 감싸야 한다"며 도가 지나친 항의를 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사무실로 걸려오는 각종 항의 전화에 업무를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김 원장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인데 가끔 욕설이 섞인 전화도 걸려온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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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캡처
지난 11일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금감원장 심각합니다…청와대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알려진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런 열성 지지자들에게 비난의 대상으로 '좌표가 찍힌' 대표적 사례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신을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지자라 소개하는 이들은 김 의원에게 "당신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냐", "김 원장이 날아가면 당신 책임인 줄 알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친문조차 몸조심 :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여당 의원들도 청와대와 다른 주장을 했다는 오해를 받게 되면 이런 비난을 피해갈 수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계도 '좌표'가 찍히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말문 닫은 여당 지도부 : 이런 열성 지지자들 항의에도 민주당이 '김기식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원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참석자 13명 중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유일했다. 우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이날 김 원장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답답해 하는 의원들 : 회의에 참석했던 한 여당 의원은 "국민 여론이 김 원장 사퇴로 기울고 있어 말을 아끼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김 원장을 감싸는 청와대 모습에 "저렇게 하면 모두 다 죽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여당 의원들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를 견제하지 못한 무기력한 여당도 국정농단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였다"며 "여당에 무조건 '예스(Yes)'만을 요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이미지 확대
▲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1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을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재훈기자]
선관위에 질의한 청와대 : 청와대는 12일 김기식 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적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질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몇 가지 법률적 쟁점에 대해 공식적인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네가지 질의사항을 보냈다"고 밝혔다.

질의서에서는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를 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 지급 △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 △해외 출장에 보좌직원 또는 인턴 동행 △해외출장 중 관광 등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하려는 내용이 담겼다.

[강계만 기자/오수현 기자/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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