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통일부 장·차관 첫 동행…北도 레벨맞춰 `대화의지`

최초입력 2018-01-07 17:39:01
최종수정 2018-01-08 10:09:25
북한이 남북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리선권 위원장, 전종수 부위원장, 황충성 부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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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남북고위급 당국회담을 이틀 앞둔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리선권 위원장, 전종수 부위원장, 황충성 부장.[사진=연합뉴스]
남과 북이 고위급 회담을 이틀 앞두고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 이로써 회담 개최를 위한 필수적 절차가 마무리됐다. 7일 북한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명단을 남측에 통보했다. 북측은 리 위원장 외에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 장차관급 인사 3명을 포함해 5명으로 회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 대표단 5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북한에 대해 취임 후 가장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남북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통화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나는 늘 대화를 믿는다"면서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고 답변했다. 또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것과 관련해 "그들은 지금은 올림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큰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남북이 평창 동계올림픽 문제를 넘어서는 것을 정말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관급 남북회담이 통상 대표단 5명으로 구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은 공히 3명을 장차관급으로 꾸려 힘을 실었다. 특히 남북 양측은 정부 내 통일 분야 1·2인자에 해당하는 통일부 장차관과 조평통 위원장·부위원장을 함께 대표단에 포함시켜 회담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밝혔다.

대표단의 면면을 살펴보면 남북이 일단 시급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사항을 합의하고 책임 있는 고위급 레벨에서 남북 관계 현안에 대한 상호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다만 시급한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수준 이상 논의가 진행될 개연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회담에 통일부 장차관이 함께 대표로 나서는 것은 전례가 없는 '올인(다 걸기)' 전략"이라며 "그만큼 평창올림픽을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의 계기로 삼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인사들은 모두 오랜 기간 통일 정책과 남북회담 실무에 정통한 베테랑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펼칠 회담 테이블 위의 '진검승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은 자타공인 현재 통일부 내에서 가장 풍부한 남북회담 경험을 갖춘 전문가다. 조 장관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하며 10·4 선언 발표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정상회담에 배석해 회담 내용 전체를 정리·기록했다. 천해성 차관도 통일부 내 대표적인 남북회담 전문가이자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통일부에서 정책실장, 남북회담본부장 등 요직을 거친 천 차관은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회담본부 기획부장을 맡아 막전막후를 조율하며 조 장관을 도왔다.

북측 리선권 위원장은 2000년대 이후 군복 차림으로 남북회담장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박근혜정부 당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소속 대좌(한국 대령급)로 참여했다.

과거 회담장에서 리 위원장을 상대했던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그에 대해 "말솜씨와 제스처가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평가했다.

북측 전종수 부위원장은 부친인 전인철 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대를 이어서 통일 문제를 담당하는 인물이다. 그는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으로 재직했던 2015년 12월 황부기 당시 통일부 차관과 개성공단에서 만나 당국회담을 벌였다. 현재는 조평통에서 남북회담 전반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강 차관과 북측 원길우 부상은 평창올림픽 관련 실무를 다룰 '키맨'이다. 노 차관은 문체부 전신인 문화관광부에서 국제체육과장, 체육국장을 역임하는 등 체육 행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이진명 기자/김성훈 기자/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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