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옮긴 대화 테이블 韓美北 `밀고 당기기`

최초입력 2018-03-19 18:00:57
최종수정 2018-03-19 18:07:17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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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대화 국면을 급진전시키고 있는 남·북·미가 대화 테이블을 유럽으로 옮겨 남북, 미·북 연쇄 정상회담을 위한 동시다발적인 밀고 당기기에 나섰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3국의 치열한 탐색전은 그동안 한반도 대화 정세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외교 당국을 중심으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각국 최고지도자들의 결단에 의해 정상회담이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된 이후 외교부가 유럽 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스웨덴을 사이에 놓고 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모양새다.

핀란드에서는 한미 전직 고위 외교관료와 외교안보 전문가, 북측 외무성 대미 담당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반관반민(1.5트랙) 세미나가 열려 한반도 현안 전반에 대한 난상토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과 면담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동은 발스트룀 장관이 스톡홀름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15~17일 네 차례 회담한 직후 EU 외교이사회 참석을 위해 벨기에로 오면서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측 외교장관은 이번 만남에서 북한·스웨덴 외교장관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 등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침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외교부가 지난 17일 내놓은 성명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발스트룀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석방 △북한 인권 △대북 제재 △비핵화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 장관은 이번 회동을 통해 미국인 억류자 3명 석방 문제와 비핵화,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한 북측의 진정성을 탐색하는 데 주력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달 초 방북한 한국 측 특사단에 한미 정상과의 회담 의사를 밝혔지만 관영매체 등을 통해 공론화하지 않고 보름 가까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북측의 태도를 두고 대화 의지는 물론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18일 방영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비핵화 약속을 명확한 용어로 명시하라고 요청했고, 그(김정은)는 사실상 그 약속을 지켰다(conveyed that commitment)"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강 장관은 "북한 지도자(김정은)는 지금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가 공개 메시지를 발표하는 데 필요할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미는 20~2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장소·시간을 철저히 비공개로 한 1.5트랙 세미나를 열어 '한반도의 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교환한다.

이번 비공개 세미나에는 세 나라에서 각 6명씩 18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에서는 대미 협상 핵심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등이 헬싱키로 날아왔다.

한국 측에서는 △신각수 전 주일 대사 △신정승 전 주중대사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김동엽 경남대 교수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밥 칼린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존 들루리 연세대 교수 △칼 아이켄베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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