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후임에 ‘매파` 볼턴...대북강경파 라인업 완성

[레이더P] 靑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중요"

최초입력 2018-03-23 15:03:56
최종수정 2018-03-23 15: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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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연례총회에서 연설하는 볼턴 전 유엔대사.[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작년 2월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위원회(CPAC) 연례총회에서 연설하는 볼턴 전 유엔대사.[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허버트 맥매스터에서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전격 교체됐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자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과 손발을 맞출 외교안보팀을 재정비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의 핵심 대북 라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이 잘 맞을 '초강경' 인사들로 채워진 것이 한반도 대화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측과 '비핵화' 문제를 놓고 체제의 명운을 건 담판을 벌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이 나의 새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면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고 나의 영원한 친구로 남을 맥매스터의 헌신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내달 9일 볼턴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게 되면 미국의 대북 라인은 그와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함께 강경파 3인방으로 채워지게 된다.
볼턴 내정자는 '수퍼 매파'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핵심'으로 불릴 만큼 대북 강경론자다. 예일대 로스쿨 출신으로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부터 공화당 정권에서 활동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군축 담당 차관을 역임하고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일했다. 트럼프 정부 초기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며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이어왔다.

볼턴 내정자는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행동을 불사하는 등 초강경론을 설파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 옹호했고, 지난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때는 "선제적인 군사행동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그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 뿐"이라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 관련해서도 지난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고 한다면 (미·북 회담이) 파경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23일 청와대는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향상된 팀 워크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수도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이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볼턴 내정자는 국무차관을 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보좌관으로 알기에 새 내정자와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맥매스터 보좌관 경질이 현재 바쁘게 진행되고 있는 대화 국면에 악재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하고 계신 분은 트럼프 대통령이라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잘 맞는 신뢰할 만한 분과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무엇보다 이들 강경파들의 포진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겠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더욱 제재와 압박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회담 추진 과정, 또는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경우 대화에 집착하지 않고 곧바로 군사적 옵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

볼턴 내정자가 국무부 차관과 유엔주재 대사로 활동했을 당시 그를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들은 이번 인사가 인해 미·북 정상회담 준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볼턴 내정자가 국무차관으로 일했을 당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로 그를 상대했던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이번 인선으로 미국 내 외교안보 라인의 혼선이 정리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호흡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위 전 대사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내 대북정책의 일관성과 정합성이 커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볼턴 내정자가 기본적으로는 매파이긴 하지만 대북 협상을 완전히 배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유엔 대사로 재직했을 때에는 당시 부시 행정부도 북한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외교안보팀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대북협상을 지원했었다"고 말했다.

볼턴 내정자가 한반도 대화정세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미·북 대화판에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다.

볼턴 내정자와 같은 시기에 주유엔 대표부 대사로 재직했던 최영진 전 주미대사는 "볼튼 내정자는 예전부터 '검증이 빠진 북한 비핵화는 의미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최 전 대사는 "볼튼 내정자는 북한에게 곧바로 '비핵화를 위한 검증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고 직설적으로 물어볼 것"이라며 "북한은 이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준비해야 하고, 김정은 위원장 역시 커다란 숙제를 안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대사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남북, 미·북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가늠할 중요한 '진실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볼턴 내정자는 비핵화에 대해 북한에게 언제까지, 어떻게, 어떤 조치를 먼저 이행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저 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평화적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군사행동 등) 대른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를 더욱 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수석은 "만일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없다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차라리 대화에 나서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명 기자/김성훈 기자/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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