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라인` 나서 美·北 접촉

최초입력 2018-04-08 17:37:00
최종수정 2018-04-08 17:40:53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왼쪽)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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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왼쪽)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북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양국 정부가 실무 준비를 진행 중이고 이를 위해 직접 접촉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정상들의 신임이 두터운 정보 라인이 움직이고 있어 일각에서 나오던 미·북회담 회의론이 약화될 조짐이다. 청와대는 미·북 접촉 보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 CNN은 미국과 북한 당국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비밀 접촉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비공식 채널을 통해 진행되는 양국 접촉에서 미국 측은 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 즉 중앙정보국(CIA)가 준비를 주도하는 이유는 폼페이오 CIA 국장이 아직 국무부 장관에 취임하지 못한 채 미 의회의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절차 문제가 아닌 실질적 이유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미 미·북 정보당국 간 소통 라인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유지되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CIA의 '코리안임무센터(KMC)'가 평창올림픽 기간에 맹경일 북한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접촉했다는 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성사 직전 불발되기는 했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극비리에 추진됐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간의 회동이 정보기관 간 접촉 덕분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이렇게 되면 CIA와 북한의 통일전선부 라인이 미·북 간 접촉의 창구가 되는 셈이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 집권 후 정찰총국장에서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기용된 인물이다. 폼페이오 CIA 국장은 국무부 장관으로 정식 임명되기 전까지는 북한의 통일전선부를 카운터파트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정보당국 간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은 남북 간에도 최근의 정상회담 준비 논의가 '비공개 채널'에서 주로 이뤄지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동안 미·북 대화가 주로 미 국무부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 외무성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북한 간에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개최할 가능성이 있는 고위급 회담에도 정보 라인이 가동될지 주목된다.

미·북이 정상회담 준비를 하는 구체적 동향이 처음 보도되자 우리 정부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북 직접 접촉 이야기가 나온 것은 지난달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의 회담 의사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 미·북정상회담 추진이 합의된 지 한 달 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북 간 직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미·북 간) 얘기가 오가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 정부 내 주요 당국자들이 강경파로 교체되자 미 조야에서 '미·북정상회담 연기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생겼던 최근 분위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달 초에 미·북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연다는 데 합의해 놓고도 그동안 회담 준비와 관련한 진척 상황이 들리지 않은 탓에 일각에서는 미·북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사령탑인 NSC 보좌관에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을 경질하고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할 정도로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앉힌 것에도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북 간 직접 접촉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러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되는 분위기라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판단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 내 강경 발언도 이어졌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국 듀크대 강연에서 "대통령이 결국 김정은과 대화를 한다면 대화는 비핵화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며 "그것은 일부 비핵화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무책임한 행위자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그에 맞춰 대처할 것이지만, 다른 선택을 한다면 무엇인가를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핵포기의 선결조건으로 미국의 확실한 '대북 체제보장'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북·중정상회담 내용을 아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미국이 우리 체제를 확실히 보장하고, 핵 포기에 따른 전면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면 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남북은 지난 7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통신 실무회담을 열었다. 회담에서는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 개설 장소와 운영 방안, 도·감청 방지 등 기술적 보안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다음주 중으로 한 차례 더 회담을 열고 핫라인 개설 문제를 최종 확정 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명 기자/안두원 기자/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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