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벌개혁 밑그림 짜는 최정표 교수 인터뷰

[레이더P] 오너 지배체제 탈피 강조

최초입력 2017-03-21 17:56:29
최종수정 2017-03-22 14: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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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들도 이제 전문경영인이 주도하는 체제로 변화해야 합니다."

최정표 건국대 교수. [사진출처 = 매경DB]이미지 확대
▲ 최정표 건국대 교수. [사진출처 = 매경DB]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벌개혁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63)는 21일 매일경제 레이더P와 인터뷰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과정에서 벌어진 정경유착의 배경에는 소유와 경영이 한데 묶인 한국 특유의 재벌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100여 년 전 미국 대기업들도 록펠러, 카네기, 밴더빌트 등 설립자 가문이 경영까지 맡는 구조였지만 점차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면서 "자본금 규모가 커지며 설립자 가문 지분율이 희석되는 과정에서 소유와 경영이 자연스럽게 분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정책공간'에서 경제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설립에도 참여해 공동대표를 지냈고,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내며 한국 재벌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교수는 최근 자신의 재벌개혁 구상안을 담은 저서 '경영자혁명'을 발간했다.
문 전 대표 집권 시 재벌개혁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저서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다.

최 교수가 꼽는 좋은 지배구조는 미국의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 모델이다. GE의 경우 지배력을 행사하는 주주는 뚜렷하지 않은 대신 소유권이 없는 전문경영인인 잭 웰치 전 회장이 사실상 기업을 지배하며 끊임없이 혁신했고 제프리 이멀트 현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주주 구성에서 기관투자가 비중이 커지게 돼 '지배하지 못하는 소유권'이 대세가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은 제3자가 기업의 실권자로 나서게 되는데, 선진국 기업에선 전문경영인이 이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대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오너 지배체제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재벌체제에 대한 견제 장치를 강화해 경영능력이 없는 오너 측 인사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이사회에서 독립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를 견제하도록 하는 동시에 이사회에 소액주주나 근로자 등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의 대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야 한다"면서 "외부 견제 장치로는 대표소송제를 도입해 경영인의 책임을 무겁게 해야 전문경영인 체제가 뿌리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전문경영인의 한계도 분명 존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문경영인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하지 못할 거란 얘기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의사결정을 내린 것은 바로 전문경영인들이었다"고 반박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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