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대통령, 구세주 아닌 머슴…남탓 못하는 자리”

최초입력 2017-03-23 17:51:06
최종수정 2017-03-24 16:36:07
김병준 ”지금 정치구조론 다음 정부도 실패”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책실장을 역임한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23일 나란히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산을 이어받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민주당 경선 전쟁이 불붙는 가운데 두 명의 참여정부 멤버의 생각에 관심이 쏠린다.

문 의원은 '우리가 알아야할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을 담아 '대통령(도서출판 경계)'이라는 책을 펴내고는 "차기 대통령은 권력의지가 충만해서 모든 역경을 뛰어넘고 광장에 모인 천만 촛불민심이라는 시대정신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촛불민심 열망은 빈부 격차 해소, 정의와 평등의 실현, 오랜 적폐의 청산"이라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국민의정부 초대 정무수석 비서관과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6선 현역 정치인이다. 그는 "지금까지 5명의 대통령을 경험한 정치인으로서 오늘의 현실에 대한 책임에서 스스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느끼고 촛불집회가 시작된 직후 부터 한달음에 원고를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총칼없는 전쟁인 대통령의 시작, 5년의 시간, 삶과 마무리, 리더십으로 구분해 꼼꼼하게 정리했다. 문 의원은 "선거는 유토피아로 이끌 구세주를 뽑는 게 아니라 집안살림을 잘 다스릴 머슴을 뽑는 것"이라며 "우리가 뽑을 대통령은 머슴 중의 왕머슴"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왕머슴을 제대로 뽑기위해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사회에서 왕머슴의 역할부터 먼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원은 "인상이 좋다거나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집안 살림을 대리할 왕머슴을 뽑아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은 국정 최종 결정권자이자 최후 책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며 한가로이 남을 탓하고 있을 수 없는 외로운 자리"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문 의원은 "대통령은 균형감각과 열정, 책임감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하며, 도덕성·국민통합·국정운영 능력을 겸비해야 하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인 현실감각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이날 한 조찬포럼에서 "권력구도가 아닌 책임구도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개헌을 통해 책임을 나누는 방향으로 국정운영 체계가 변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세력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 경선을 바라보며 "한쪽은 연정을, 한쪽은 단독 패권을 주장하는데, 저는 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친문(친문재인)과 친노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 따지기 이전에 다름이 있다"면서 "노무현정부는 시장, 공동체 등을 국가만큼이나 중시했는데 친문 쪽에선 그런 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 정치공장 자체가 엉망이기 때문에 좋은 정책, 좋은 정치인, 좋은 담론이 생성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근거에 따라 그는 "다음 대통령도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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