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북한 상주한 북한전문가·정보맨, 서훈

최초입력 2017-05-10 17:28:25
최종수정 2017-05-10 17:30:31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대선캠프에서 선대위 안보상황단장을 맡은 안보 핵심 브레인이다. 그리고 김대중·노무현정권 시절 치러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한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서 후보자는 10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남북관계가 대단히 경색돼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아직은 말을 꺼내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최소한 남북 군사긴장을 매우 낮출 수 있고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어야 남북 정상회담을 열 수 있다며 개최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서 후보자는 국정원 정치 개입 근절이라는 개혁의 과제도 풀어야 한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후보 지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후보 지명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이번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국정원 구성원들이 가장 원하는 게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니 반드시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 개혁 문제는 어떤 것이 (국정원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치로부터 떼어낼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국정원의 국내 파트는 개혁 대상으로 지목돼 인원 축소 및 조직 개편이 수차례 진행됐다.

서 후보자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당시 국정원 내 대표적인 대북전략·협상 채널인 이른바 'KSS 라인(김보현 3차장·서영교 5국장·서훈 단장)'으로 통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대북전략국장과 대북 업무를 총괄하는 제3차장을 맡기도 했다. 1980년 국정원에 들어간 이래 주로 대북전략 파트에서 근무해 '대북통'으로 명성이 높았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의 전·현직 관료 중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을 생전에 가장 많이 만난 인사로도 꼽힌다. 2000년 6·15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특사 역할을 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현 국민의당 대표)을 수행해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과 협상을 벌였고, '청와대 국장'이라는 위장 감투를 쓰고 정상회담 준비단에서도 일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2002년 청와대 특보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을 만날 때도 면담과 만찬에 참석했다. 2005년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간 면담을 성사시키고 배석까지 했다. 또 2007년 남북 총리회담 대표로 활동하면서 장성택, 김양건 등 북측 주요 인사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을 벌였다.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을 위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당시 북한 금호사무소 현장사무소장으로 1997년부터 2년간 북한에 상주했다. 이때 다양한 북측 관료들을 만나 그들의 협상 스타일을 익힌 것이 이후 북한과 협상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됐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국정원이 해외와 북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 행위를 근절하고 순수 정보기관으로 재탄생시키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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