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빈자리 메우는 김경수, 文정부 인선참여·밀착수행

[레이더P] 대선 때부터 수행팀장 역할

최초입력 2017-07-05 17:25:38
최종수정 2017-07-05 17: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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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현역의원 신분…靑핵심회의 참석
진중함·의리로 문대통령 전폭 신뢰
일각선 朴정부 ‘실세' 특보에 빗대기도
공식 특보자리 거론되나 2015년 文비판이 부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6월 27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6월 27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을)을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인 그가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참모 이상의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4일 "김 의원이 정부와 공공기관 내 주요 직책 인선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물들을 발탁하기 위해 직접 인재 영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내 모처에서 정부 내 주요 직책 또는 주요 공공기관장 후보군들을 만나 면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꼭 필요한 인재들을 추려 이들에게 연락해 약속을 잡은 뒤,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인물 탐색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과 대선 당시 인재영입 역할을 했던 양정철 전 대선캠프 부실장의 행보와 유사한 모습으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 의원이 양 부실장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셈이다.
양 전 부실장은 2선 후퇴를 선언하고 뉴질랜드로 떠났다.

여권 관계자는 "김 의원은 현재 국회 의원회관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시내 모처를 오가며 새정부 인사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방미(6월28일~7월2일)길에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는 자리에 배석하는 등 방미기간 내내 대통령을 밀착 수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을 수행했던 김 의원에게 방미기간 동안 수행역을 맡기기 위해 그를 호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김 의원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얘기다.

대선 당시 김 의원의 직함은 대변인이었지만, 당시 문 대통령의 모든 유세 일정에 참여하고 이동차량에도 동승해 사실상 수행팀장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대선 승리 후 곧바로 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자 김 의원은 한동안 청와대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 청와대 조직개편의 의미와 새로 신설된 직책 등에 대한 역할을 설명하는 등 청와대 조직 개편 및 운용에 상당부분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청와대 내부 회의에 앞서 열리는 사전 회의에도 꾸준히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보좌관회의를 비롯한 대통령 주재 회의 전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팀에서 회의 의제 등을 선별하기 위한 별도 사전회의를 갖는데, 청와대 외곽 인사로는 김 의원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박수현 대변인과 김경수 의원이 사전미팅 멤버"라면서 "이들이 함께 모여 회의 의제 등을 추리고, 회의가 끝나고 내용을 종합하는 별도 미팅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문 대통령의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회에 도착한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악수를 건낸 사람이 김 의원이었다. 전병헌 정무수석이 미리 대기 중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김 의원에게 먼저 악수를 건냈다. 이를 지켜본 국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김경수 의원 위상이 드러나는 장면"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사실 김 의원은 문재인의 사람이라기 보단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그는 1994년 신계륜, 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대위 전략기획팀으로 일하면서 노 전 대통 령과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비서실 기획팀,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대통령 공보담당 비서관을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봉하재단 사무국장,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서거 당시 김 의원은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 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 명이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경남 김해시에 출마해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62.4%라는 당내 전국 최다 득표율로 당선됐다. 세 번의 도전 끝에 국회에 입성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빚 하나 갚은 느낌"이라는 당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초지일관 노무현의 사람으로 정치적 외길을 걸어온 김 의원의 소신과 의리, 진솔함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언행이 진중하고 입이 무거운데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도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는 점도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이유다. 문 대통령은 김 의원이 의원 뱃지를 달기 전까진 '경수 씨'라고 호칭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김 의원을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았던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에 빗대기도 한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로 통한 윤 의원은 의원직과 함께 대통령 정무특보 자리를 공식적으로 맡아 활동했었다. 이 때문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선 당 지도부보단 윤 의원의 발언에 힘이 실리고 그의 발언이 박 대통령의 의중으로 통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꼭 역할이 필요하다면 김 의원이 차라리 공식적으로 특보 자리를 맡아서 활동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나중에 괜한 논란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제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2015년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정무특보 임명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과의 임무가 상충하므로 맡을 수 없는 직책"이라며 "대통령이 국회의원과 여당을 장악하고 관리해야 할 하부기관으로 여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인사"라고 비판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인수위도 없이 출범했고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서 문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라며 "청와대도 진용을 갖췄고 내각 인선도 마무리에 들어간 만큼 역할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김기철 기자/김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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