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존재감 높인 심상정, 대표직 떠나 백의종군

[레이더P] `종북딱지` 벗어나 개혁이슈 주도

최초입력 2017-07-11 13:54:30
최종수정 2017-07-11 13: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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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제1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달라."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당대표 퇴임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대선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1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심 전 대표는 하루 전인 10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되는 상상을 해달라"라며 "선거제 개혁을 통해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의당이 전보적 대중정당의 기틀을 갖춘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선거제를 개혁해 기득권에 유리한 낡은 국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년 7월 노회찬 의원을 누르고 당대표가 된 그는 그 해 11월 국민모임·노동정치연대·진보결집 플러스 등을 정의당으로 통합하면서 진보 진영 영역을 확대하는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이라는 큰 정치적 이벤트를 겪으며 얻은 성과도 적지 않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의 출현과 야권 연대 무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종전 의석보다 1석 늘어난 6석을 확보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아쉽게도 목표로 삼았던 10%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6.2% 득표율을 얻으면서 진보 세력의 현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6.2%의 득표율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정의당 역대 최대 득표율이다. 이전까지 정의당이 얻은 최대 득표율은 지난 16대 대선에서 권영길 당시 후보가 얻었던 3.89%였다.

대선에서 얻은 성과는 눈에 보이는 득표율만이 아니었다. 국민들에게 정의당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은 더 큰 성과물이라 할 만하다. 대선 TV토론회에서 "언제적 대북 송금얘기냐"며 다른 후보들을 뜨끔하게 하는 장면, 상대 후보의 발언을 따끔하게 짚고 넘어가는 모습은 토론을 보는 이들을 속 시원하게 하는 '사이다 발언'이었다.

또 TV토론에서 심 후보가 일관되고 분명한 논조로 선명성을 강조하면서 타 후보와 차별화하면서 존재감을 부각함으로써 지지율도 동반 상승했다. 19대 대선에서 진보정당의 발목을 잡던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 개혁과 복지라는 이슈를 주도한 점도 돋보였다.

이 같은 인기는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심 대표가 받은 후원금에서도 나타났다. 비록 선거에서 심상정을 지지하지는 못했지만 '지못미 심상정'을 외치며 완주를 지지하는 성금들이었다.

심 대표가 대선 때 받은 후원금은 14억 9700여만 원으로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50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는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후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탠 결과였다.

심 대표는 19대 대선 당시 어느 후보보다도 애칭이 많았다. 심블리, 심크러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의 별명은 선거에서 패했지만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척도였다. 뿐만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청년·성소수자·학생 등과 부딪치며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해주며 20·30대 젊은층에서 높은 지지를 얻은 것도 정의당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는 요인이 된다. 그는 대선 직후에도 전국을 돌며 국민과의 약속을 다짐하는 전국순회 행사인 '약속투어'를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정치 개혁에 대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진보정당 집권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또 다시 새로운 항해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향후 진보진영의 차세대 리더를 키우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을 대표할 만한 조직을 새롭게 만드는 등 조직기반 확충을 위해 힘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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